*지역축제 현황 및 문제점-정강환 배재대 관광이벤트연구소장

“축제도 상품인데 관광객들의 요구에 맞춰야 합니다. 이제는 과학적으로 축제를 설계하는 시대로 거리공연은 20분을 넘기면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고 가수공연에 관람객들이 많이 몰리지만 설문조사를 하면 작은 체험 프로그램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대답한 것에 대해 주목해야 합니다”

지역 축제 현황 및 문제점에 대해 정강환 배재대 관광이벤트 연구소장은 이렇게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놓았다.

정 소장은 “1995년 지방화 시대 이후 지역축제가 급격한 양적 증가를 이뤄 지방화 시대 이전의 약 2배 이상으로 개최, 현재 약 1200여개 축제가 열리고 있으나 당초 예견하지 못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축제가 다집단에 의한 결정력 부족으로 지역 단체 선심성 예산 나눠주기로 전락하고 있는데다 개최 시기가 봄과 가을에 집중되어 있고 전문 인력 부족, 홍보의 화제성 부족, 축사 치사로 30분간 이어지는 의식형 개막식은 앞으로 지역 축제가 고쳐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축제 개발 및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지역이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자원 뿐만 아니라 작은 소재를 활용한 관광 개발 및 관심을 유도하고 야간쇼핑문화, 24시간 찜질방 등 야간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현 트랜드를 반영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야간형 축제의 개발 및 접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금산인삼축제처럼 축제를 지속적으로 구정조정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안산 김홍도 축제, 단원 미술제, 프랑스 니스 카니발 등 문화 예술을 특화한 기능성 축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지역의 역사 속에서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함평 나비축제, 두바이 인공섬 프로젝트 같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요구되고 고객의 성향과 트랜드에 주목하여 축제와 연계하며 주제를 반영하는 체험 프로그램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서천 한산모시문화제의 경우 지역의 산물인 갈대를 활용한 독창적인 휴게소 시도 및 안성 남사당바우덕이축제 같이 방문객들의 운반 편의를 위해 제품들의 소포장 상품 개발 등 축제 서비스 특색화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유대인 학살, 호주 구 멜버른 감옥, 병인박해의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 분단조국의 판문점, 캐나다 오타와 원터루드, 프랑스 절대암흑식당 등 슬픈 과거, 숨기고 싶은 역사, 불건전한 소재도 관광 이벤트화 하는 역발상 아이디어로 무장하면 성공한 축제로 자리잡아 있을 것이다”고 성공의 비결을 내놓았다.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장석범 축제 운영본부장

“각종 규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청정한 지역에 사는 억울한 주민들이 힘을 합쳐 비무장 지대(DMZ), 평화의 댐, 파로호 정도로 알려진 강원도 오지 화천을 대한민국 제1의 겨울 대표축제가 열리는 명소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산천어 축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의 야전 지휘관인 장석범 축제 운영본부장의 거침없는 화두.

장 본부장은 “ ‘얼지 않는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을 주제로 산천어 축제는 최적의 결빙 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적 특징을 살리고 청정 지역 이미지 제고 및 우수 농산물 홍보는 물론 파로호 피해 대책으로 2002년 가을 주민과 공무원 모임에서 논의한 것이 씨앗이 되어 이제는 명실상부한 축제로 자리 잡기까지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고 축제 탄생의 비화를 털어놓았다.

50년 동안 각종 규제를 받은 군사 접경지역 특성상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회간접자본을 상징하는 화천- 춘천간 2차선 도로, 부족한 숙박시설, 살을 에이는 혹독한 추위, 빈약한 예산과 대를 이어온 주민들의 피해의식들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것.

그러나 축제 최고 책임자부터 아르바이트 학생까지 조화를 이루는 참여정신과 지역 최대의 단점인 추위를 장점으로 삼아 산천어 체험 프로그램인 얼음낚시· 루어낚시· 맨손 낚시· 산천어 식당과 눈얼음 썰매· 봅슬레이· 얼음축구· 얼곰이 열차 등 화천에서만 접할 수 있는 눈얼음체험 프로그램 및 창작썰매 콘테스트, 금토 미니콘서트, 빙판 이벤트, 향토 웰빙촌, 사랑방 마실, 주제관, 신년 풍속촌, 얼곰이성 등 문화전시공연프로그램들이 관광객의 인기를 차지했다는 것.

또한 산천어축제프로그램 사용료의 일정액을 관광객에게 돌려주기 위해 도입한 농촌사랑상품권과 화천사랑상품권이 축제 성공과 지역경기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한데다 매년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붕어빵 축제의 유혹을 뿌리친 것도 축제 성공의 주요 요인으로 손꼽았다.

특히 폐회식 때 지역 주민과 관계자, 관광객들에에게 개최 결과 보고서를 발표해 예·결산은 물론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개선점 등을 논의함으로써 운영의 투명성과 불필요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여 첫해 22만명에서 올해 125만명 관광객 유치와 549억원의 경제효과라는 가시적 성과와 함께 청정·산천어로 대표하는 화천 이미지 확립 및 ‘할 수 있다’는 무형적 성과를 거두었다.

장 본부장은 올해 축제 성공의 1순위로 언론홍보와 민원 해결을 강조했다.

지역실정에 밝은 사회단체 임원과 공무원으로 언론취재 현장 지원팀과 사진영상 기록팀을 운영하여 보도자료 발송 및 언론인들이 원활한 취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TV 106회, 라디오 16회, 지면 227회, 통신사 113회, 포털사이트 뉴스 1846회 보도된 것을 비롯 AP, AFP, EPA, CNA 등 통신사와 중국, 대만, 독일 등 30여개 나라에도 화천을 알리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축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불편사항 신고사항에 대해 1시간 이내에 축제 담당자들이 성실하게 답글을 게재하여 안티를 우군으로 삼는 적극적인 전략과 축제기간 매일 오전과 오후 열리는 실무운영회의에서 집계된 문제점도 최단 시간 안에 해결했던 것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산천어 축제지만 얼음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을 수용 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점이 있어 철저한 예약제 시행 및 야간 프로그램 및 체험 학습 강화, 국제화 도모, 5개 읍면 마을 연계 프로그램 강화, 숙박시설과 주차장 부족 문제 해결의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 거창 국제연극제-이종일 집행위원장

“서울로 대변되는 중앙집중적인 문화 예술계의 흐름을 깨고 거창같은 작은 지역에서 예술축제를 선도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것 만으로도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17만여명이라는 무료관객과 4만여명의 유료관객이 연극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인구 7만의 거창을 한여름이면 전국 연극의 메카로 부상시킨 이종일 집행위원장은 거창 연극제 성공의 비결을 ‘연극은 실내에서 공연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린 것을 0순위로 손꼽았다.

1996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을 지켜본 이 위원장은 세계에서 몰려온 500여개의 극단이 로마 교황청과 도시를 에워 싼 성벽, 고딕 건물들이 즐비한 중세 유럽풍 거리와 야외무대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것과 7월 한달 동안 열리는 연극제 수입으로 아비뇽 시민들이 거의 1년을 먹고 산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이를 거창에 접목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 했다는 것.

이 위원장은 야외무대를 설치하는 것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문중 어른들을 2년여 동안 설득 작업 끝에 거창 연극제의 주무대로 사용하고 있는 수승대 야외무대와 금원산 자연 휴양림, 북상 갈계숲, 마리 장풍숲을 무대로 연극을 펼쳐 지난해 17만명의 관광객 유입과 입장료 주차료 등 2억5000만원의 직접 수입과 숙박 음식 등 관련 수입 등 140억원의 파급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부족한 주차난과 기반 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품의 질 향상으로 승부하고 연극공연 전용 실내극장 건립으로 겨울철과 장마철에도 공연을 계속하여 연극 체험이라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관광도시 거창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나아가 세계초연을 위한 희곡 발굴과 신진 연극인들의 등용 발판인 경연 참가, 공식 초청작 평론집 발행, 학술 세미나, 초중고 연극 캠프, 지도교사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해 역동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한여름 밤 꿈의 무대로 한국의 아비뇽을 넘어 아시아의 아비뇽으로 힘찬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는 희망 메시지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정종대 記者· 장성군민신문 김은정 記者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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