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면 쌍태리 약수터에서 만개한 대나무꽃(사진)이 발견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추월산 자락에 위치한 쌍태리 약수터 조릿대가 그 주인공.

이곳에서 무리를 이뤄 자라고 있는 조릿대 수십 그루에서 동시에 꽃이 피어 등산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는데다 열매를 맺을 것인가의 여부를 놓고 주민들의 의견이 양분되고 있는 등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나무 꽃은 60년에서 100년 주기로 한 번 필 정도로 희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보리이삭이나 억새와 비슷하게 수수한 형태를 띠고 있다.

대나무에서 꽃이 피는 이유는 60년에서 100년 만에 겨우 한 차례식 꽃을 피운다는 주기설과 토양결핍이 원인이 된다는 영양설을 비롯 ▲병충피해가 개화의 원인이 된다는 유인설 ▲식물고유의 생리작용이란 화학성분의 변화설 ▲대나무의 개화가 잘되고 안된다는 계통설 등이 구전을 통해 전수되고 있을 뿐 정확한 과학적 근거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대나무 열매[竹實]는 조릿대 갓대 이대 등의 산죽(山竹)의 꽃이 핀 후 맺어 죽실, 죽미, 야맥, 죽실만, 연실 등으로 부르는데 모양이 밀 보리를 닮았다고 하여 중국의 고전 ‘장자’에는 ‘봉황이나 먹는 상서로운 열매’로 분류됐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헌가운데 ‘증보문헌비고’에는 조선 태종 당시 강릉 대령산 대나무가 찰기가 있고 수수와 같은 맛을 지닌 열매를 맺어 식량과 술을 빚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지봉유설’에는 지리산 대나무는 열매가 많이 열려 생계유지에 도움이 되었으며 울릉도는 비축식량 두절로 굶어 죽게 되었으나 마침 열린 대나무 열매와 산마늘로 끼니를 이어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고 수록돼 있어 韓· 中간 문헌 발표에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高齡의 마을주민들은 “대 꽃은 凶하다는 설과 聖人이 나온다는 설로 압축되지만 어쨌든 대나무 꽃이 피었다는 것은 신비롭고 경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등산객 최모씨는 "길조로 알려진 봉황새가 대나무 열매를 따 먹는다는 설이 있는 만큼 꽃이 지고 열매가 열면 봉황새가 나타나지 않겠느냐"며 "대나무 꽃이 핀 것은 지역에 행운을 가져다 줄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림사업단 관계자는 “대나무 꽃이 피고 죽는 과정에 대한 학계의 연구결과가 미진해 아쉽다”고 전제한 후 “대 꽃이 핀 이듬해 다시 죽순이 솟아 숲을 이룬 사례가 1960년 초와 70년대 등 여러 차례 있었으나 대 꽃이 피는 원인규명이 밝혀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