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농협 상무의 기지로 순박한 주민이 검찰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를 모면.
지난 13일 주민 A모씨는 검찰청 직원을 사칭하는 낯선 여성으로부터 "녹음중이니 묻는 말에 정직하게 대답하라. "어느 은행에 통장이 있느냐?" 농협이라고 대답하자 잔고가 얼마나 있느냐? “돈이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갈 위험이 있으니 적금을 해지하고 자립통장으로 이체한 후 불러준 대로 계좌 이체 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것.

A씨가 질문에 말려 곧이곧대로 답하자 이들은 "계좌 정보가 노출된 것 같으니 계좌 보호를 위해 '안전코드'를 설정해 주겠다"며 A씨를 현금지급기 앞으로 유인했다.

A씨는 범인이 시키는 대로 적금을 해약한 2000만원과 잔고 200만원을 자립통장으로 옮겨 범인의 계좌로 2200만원의 송금을 시도하려다 이를 유심히 지켜본 중앙지점 장 상무의 제지로 사기 피해를 입지 않게 됐다.

특히 장 상무는 A씨로부터 전화를 건네받아 조선족 어투를 사용하는 여성에게 사기 행각을 그만 둘 것을 계도하는 한편 무지로 인해 해약한 적금을 원상 조치 한 것을 비롯 A씨 같은 피해가 재발 되지 않도록 경찰서에 신고하는 등 선의의 피해자를 막는데도 일조하는 등 든든한 금융맨 역할을 톡톡히 했다.

A모씨는 “귀신에 홀린 것처럼 내가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며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인 예금을 지켜준 농협 직원들에게 고맙고 다시는 이같은 일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장 상무는 “방송이나 공문으로만 접했던 보이스 피싱에 순진한 조합원들이 넘어가는 것을 보니 혀를 내두를 정도다. 운 좋게 내가 현장에 있어서 조치한 것일 뿐이며 다른 직원들도 똑 같은 상황을 접했다면 조합원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며 겸손해 했다.

한편 경찰 등 관련 기관은 범죄 수법과 유형이 점차 다양화·전문화되고 있어 피해자가 앞으로도 속출할 수 있는 만큼 공공기관을 사칭하거나 녹음된 멘트로 시작되는 전화, 개인정보 및 계좌정보를 상세히 물어볼 때, 현금지급기 조작을 지시하는 경우 등은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

또 유선전화나 휴대폰으로 이런 전화를 받은 경우에는 △전화를 건 사람에게 오히려 소속과 이름, 전화번호를 되물어보거나 △경찰청(국번없이 1379) 및 금감원(02-3786-8576) 등 관계당국에 반드시 확인을 하고 △자녀 납치 협박을 받았거나 돈을 입금한 경우에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