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오늘이 올 것이다 여기며 충분히 각오하고 있었지만 막상 닥치니 고향을 떠나는 심정 이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며 교육 발전에 전력투구하여 교육 저력을 국제사회 속에 심어 이 나라 교육자로서 진면목을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영섭 담양공고 교장이 지난달 29일 36여 년 동안 몸담아 온 교직에서 정년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교육자로서 애정의 끊을 놓지 않았다.(사진)

지 교장은 퇴임사를 통해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격변하는 세파와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 36여년 동안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교육발전과 사도 실천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저를 믿어주고 아껴주셨던 많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그는 “후진 양성에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서로 도와가며 지내온 동료는 물론 매일 매일 아끼고 보살폈던 교정 곳곳의 나무와 꽃 들, 눈에 담아 두었던 풍경, 정들었던 제자와 즐겁고 괴로웠던 일 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며 15년 6개월간 담양공고의 산증인으로서 만감이 교차함을 드러냈다.

특히 지 교장은 “빛나는 눈동자로 아름다운 꽃망울처럼 눈부신 모습으로 진리 탐구에 열중한 학생들과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쉽고 착잡하다” 며 “꾸지람과 충고의 말들은 모두가 잘배워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국가가 요구하는 동량이 되라는 간절한 소망이었음을 기억해 달라”고 평생을 교단을 지켜온 교육자로서 바람을 밝혔다.

그리고 “부모와 교사의 가르침을 잘 받들어 학식과 기술을 갈고 닦아 도덕성을 갖춘 인격자로서 세계에서 제일 유능한 기술인이 되어 달라”며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를 믿고 신뢰하지 않으면 교육은 절대 이뤄질 수 없다. 교사가 사명감과 더 큰 사랑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교사를 믿고 신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 교장은 “때로는 먼 거리에서 삶을 바라보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이제부터 새로움을 향한 휴식을 바탕으로 새 삶을 열어가겠다”는 이정표로 정든 교단을 떠나는 마음을 정리했다.

1972년 목포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전남기계공고, 담양공고, 여수중, 증도중, 화순실고 등 교사로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 한데 이어 장흥고 교감, 완도 금일고 교장, 구림공고 교장을 거쳐 2003년 담양공고 교장에 취임한 지 교장은 지역 인재 육성에 남다른 정열을 갖고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한편 지 교장은 재임기간 동안 ‘창의성과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발로 뛰는 행정을 펼쳤다’는 평을 받았는데 지역 교육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상공부장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데 이어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