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7월 4일부터 축사를 신축할 경우 농지전용 허가나 신고 절차가 필요 없게 됐지만 절·성토시는 개발행위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그대로 남아 있어 절름발이식 법 개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개정 농지법은 농민들의 편의 도모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축사와 그 부속시설을 농지에 포함함으로써 축사시설은 농지전용 허가·신고대상에서 제외하고 지목변경도 불가하도록 했다.

부속시설의 범위는 급여시설을 비롯한 착유시설, 위생시설, 가축분뇨처리시설, 농기계보관시설, 진입로 및 가축운동장, 사료의 처리 보관시설, 가축관리시설(주거 목적 제외)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축사부지 등을 50㎝ 이상 절토 또는 성토하거나 전 면적을 포장하고 축사를 신축할 때와 진입로, 운동장 등을 포장할 시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환경관련법에 따른 각종 인허가 절차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농지가 절토나 성토 공사 없이 그대로 축사를 짓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지형이고 현실적으로 진입로. 운동장 등을 포장하지 않고 가축을 사육하기란 무척 어려운 실정이어서 개정된 농지법이 농민들의 사정과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농지전용 절차를 생략한 것까지는 환영을 하지만 수십 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바둑판처럼 조성해 놓은 경지정리지구도 농지전용 없이 축사 신축이 가능해 우량농지 잠식과 예산 낭비 그리고 민원의 소지마저 다분히 깔려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농민 A모씨는 “농민들의 편의 도모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농지법이 개정됐지만 현실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며 “농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농지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