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내년 봄 까지 기다려 봐야”
病원인 복합적일 경우 ‘회생불능’ 가능성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40여 그루가 죽어가고 있다.
금성면 석현교에서 순창방향 300m 구간 남쪽 가로수 37~40여 그루가 바로 옆 농로포장을 마친 후 잎이 갈색으로 타들어 가고 가지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유난히 가물었던 올봄 나무들이 생장을 시작하는 시점에 시작된 농로포장공사가 각종 부실공사의혹을 드러내며 가로수가 고사돼가고 있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의 회복여부를 조속히 판정하고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건설업자는 “나무는 봄에 물이 올라오며 생장을 시작하는데 올 봄에는 매우 가물었다. 그래서 가로수가 바로 옆 농로공사가 시작되자 그 콘크리트 침출수를 흡수했을 가능성이 높고 만약 ‘시멘트독’이 올랐다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시멘트독’ 중독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이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옆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타설 시에는 그 타설액이 지반으로 침투되지 않도록 비닐을 도포한 후 공사하게 돼 있는데 레미콘차량이 공사구간을 지나다니며 이를 훼손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는 이상 콘크리트물이 땅속으로 파고들기 십상이다”며 시공에 있어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잎마름병 현상을 보이며 고사되고 있는 구간은 모두 콘크리트 포장을 마친 구간으로 도로에서 논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경사지까지 포장된 곳의 나무는 잎마름 현상이 매우 심각해 ‘시멘트독’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시멘트독’을 의심케 하는 구간은 또 있다. 석현교에서 직선으로 향하던 농로는 맛선식당을 만나 식당을 피해 오른쪽으로 회전하게 된다. 따라서 농로와 가로수는 약 30m이상 떨어지게 돼 거리를 두게 된다. 그런데 이처럼 농로와 이격된 구간의 가로수는 멀쩡한 것이다.

이에 군관계자는 일단 신중한 태도이다.
“봄 가뭄이 심각했던 관계로 전국적인 현상이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엽고병(나무잎마름병)은 꾸준히 1~2그루 정도 있었으며 계속 주의 깊게 관찰 중이다”며 “모든 郡 실과소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주변에서 공사 할 경우 1m이상 이격하고 주의를 기우려 줄 것을 공문으로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무 상태가 계속 심각해지자 전문회사인 ‘나무병원’과 ‘국립임업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해 본 결과 국립임업연구원에서는 곰팡이균을 의심했으나 특별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으며 나무병원에서는 공사 중 나무뿌리가 다쳐 영양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농로포장공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천근성(뿌리가 깊이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뻗어 땅위로도 올라오는 형태) 수종이라 가로수의 뿌리가 다쳤을 개연성은 높지만 이러한 사건이 처음 발생한 관계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만약 가로수가 콘크리트 침출수를 흡수했다면 이미 고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멘트독에 노출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을 단풍이 빨리 진행된 것으로 보고 나무의 수세(樹勢)가 회복될 수 있도록 엽면시비와 고용복합비료를 주고 있으며 수세가 약화되면 병과 해충이 침범할 수 있으므로 논을 피해 살균제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경단체 관계자는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가로수 상태는 농로포장에 의해 훼손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원인규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는 것은 관리기관으로서 문제가 있다”며 책임을 가릴 수 있도록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콘크리트 타설에 의한 피해임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종대삼거리에서 학동교 방향 100m 정도의 가로수는 똑같이 바로 옆에 농로가 포장됐음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 엽고병이 봄 가뭄에 의한 것으로 의심된다면 어느 특정구간이 아닌 가로수 전반에 문제가 나타나야 하는데 문제된 구간만 가로수가 말라 죽고 있는 것은 분명‘시멘트독’을 의심할 수 있는 방증이다”며 내년 봄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는 것은‘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 또한 “나무뿌리가 상해서 가로수가 말라죽든 시멘트독이 올라 죽든 가로수가 말라 죽고 있는 현상이 농로포장 때문이 것으로 추정된다면 책임소재를 물을 수 있도록 당장 철저히 조사해야 함에도 내년 봄에 나무가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를 기다리기고 있는다는 것은 시공사나 감독기관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시간 벌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철저한 조사와 책임추궁이 이루어 지길 바라고 있다./서영준 記者

▲ 국도24호선을 사이에 두고 잎고병을 앓고 있는 가로수와 그렇지 않은 가로수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