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열일을 제쳐두고 여기에 매달렸을 정도다. 인구가 자치단체의 근간이자 군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는 이유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국고 확보의 필수요인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고령 인구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출산기반이 취약한 군은 향후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절박함이 더했다. 인구 5만명을 유지하기 힘겨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해서 공무원에게는 당근과 채찍을, 지역에 이사 오는 사람에게는 직·간접 혜택을 줬다.
민선 3기 혁신도시 유치와 기업유치 같은 인구유입 시책에 목숨을 건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민선 4기 들어서도 마찬가지이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민선 4기들어 공직자들의 인구 유입 실적을 보면 이같은 현상을 입증한다. 2006년 9월 이후 전입자는 678명이나 이중 387명이 개인 사정으로 전출해 현재 291명이 남아있는 상황이며 남도대학과 한빛고 기숙사 입소생 들도 125명이 담양으로 주소를 옮겼으나 26명이 취업 등의 사유로 전출한데다 외지 학생 부모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 적극적 추진도 어려운 실정이어서 전망 또한 밝지 않다.
어쩌면 인구 증가율 둔화는 당연한 현상이다.
인구증가의 3가지 요인, 즉 이동·저사망·고출산 중 전체 인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동과 증가 폭이 미미한 사망 외에 출산 기반이 취약해서다.
출산 기반이 취약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구조적인 문제와 직결된다. 신혼이라고 생각해 보자. 가장 큰 고민거리가 뭘까. 육아 문제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요즘은 어른들도 손주 봐주기를 썩 내켜하지 않는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탁아시설 설치에 일정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한계가 있다. 일 대신 출산을 포기하고 마는 이유다.
설령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이미 유아원 단계부터 시작되는 사교육비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대상이다. 지방 중소기업 수준의 직장인으로서는 한달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사교육비로 날리는 게 현실 아닌가. 그렇다고 자식 교육에 유별난 사회 통념을 내팽개칠 수도 없다.
사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휘는 현실에서 주요 대학은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만 내놓고 있다. 전쟁은 졸업과 함께 다시 시작된다. 한정된 일자리에 바늘 구멍같은 경쟁률, 언제 불어 닥칠지 모를 구조조정 같은 악조건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주 단순한 논리지만 피할 수 없는 절박한 구조가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현실을 인정해 버리는 것이다. 기왕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바에야 인구 확대라는 통념과 집착에서 벗어나자. 그리고 현실 속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다. 인구가 늘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바둥 거리 느니 그것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
물론 전제가 있다. 인구에 따라 배분하는 국고지원제도를 바꿔야한다. 인구가 많은 곳에 많은 돈을, 적은 곳에 적은 돈을 주는 현행 교부금제는 자치단체의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뿐 아니라 행정력 낭비를 부추긴다.
자립도가 낮은 곳에 그에 걸맞은 재정지원을 해주고 인구와 상관없이 스스로 살림을 꾸려 나갈 수 있는 자치단체엔 모자라는 만큼만 보조해 주는 것이다.
인구 타령만 할 게 아니라 제도를 개선하고 활용 가치가 있는 인력에 눈을 돌려야하는 이유다. 그런 동시에 탁아시설의 확충과 사교육비의 획기적 경감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자치단체가 인구에 집착하지 않고도 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인구도 자연히 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