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값비싼 유류 사용을 줄이려면 대안은 수막재배밖에 없는데 지하수가 말라가니 정말 큰일이네….”

겨울철 시설재배에 비상이 걸렸다. 유류 값 고공행진으로 겨울철 시설하우스 난방비 부담이 크게 늘면서 수막재배가 보편화되고 있으나 지표면에 가까운 지하수가 고갈돼 수막재배에 차질을 빚는 농가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수막재배 의존도가 절대적인 딸기 농가들은 만성적인 지하수 부족으로 한겨울에 수막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할 경우 농사에 큰 차질을 빚을 우려되며 만약에 겨울가뭄까지 더해진 다면 여파로 지하수 부족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기존에 갖고 있던 지하 30ｍ 안팎의 소형 관정으로는 수막시설 가동에 필요한 수량을 확보하지 못해 200ｍ 깊이의 암반관정을 새로 설치하거나 아예 다른 지역으로 재배시설을 옮기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겨울 시설농사에 절대적인 지하수 부족난이 심화되자 딸기 집단재배지에서는 전기, 연탄, 화목 등 가온 난방을 시도하는 농가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시설원예 에너지절감 방안 및 하우스 집단화로 인한 지역 사막화에 대비한 지하수 고갈 대책 수립을 위해 본지는 지난달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전북 남원과 전주시, 경남, 진주, 김해를 비롯 충남 예산, 충북 충주와 전남 나주, 광주시 광산구 등 선진 지자체들의 우수 사례를 집중 탐사 보도함으로써 환경 보호와 농업 경쟁력을 제고코자 한다. (편집자 主)

1. 담양군 시설원예 문제점은 무엇인가?
2. 우리는 이렇게 난방비를 절감했다.
3. 이제부터 지하수 부족 걱정, 그만 하세요
4. 시설원예 경쟁력 반드시 갖춰야 한다.

1. 담양군 시설원예 문제점은 무엇인가?

대나무골 담양은 대나무와 함께 한국 딸기농사 개척의 선두주자였으나 30여년간 계속된 농사로 연작장해와 수막재배 확대에 따른 지하수 고갈로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실정이다.

수도작에 비해 농업 소득이 좋은 시설원예 재배면적이 늘면서 지하수 퍼 올리기 경쟁으로 과거 10m에서 끌어내던 지하수가 지금은 100∼150m까지 깊이 파야 하는 상황이며 지하수를 얻기 위한 과열경쟁으로 폐공이 속출, 지하수 오염문제까지 대두되는 상황에 처해있다.

고유가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수막재배용 암반관정이 수백개에 달하지만 겨울철에 딸기 등 중저온성 작물을 수막재배 하는 관내 시설농가들이 지하수 부족이라는 ‘복병’을 만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담양읍에서 시설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예전에는 7~8ｍ 깊이의 소형 암반관정으로 시설하우스 4개동의 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는데 요즘엔 2개동을 대기도 힘들 정도로 만약에 올 겨울에 비가 적으면 지하수 부족현상이 특히 심하다” 며 “날이 갈수록 오르는 유류 값이 비싸 기름난방은 꿈도 못 꾸고 수막재배를 하려고 해도 지하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하긴 그렇게 빼내 썼는데 지금까지 나오면 그것이 이상할 노릇이지만 말야” 씁쓸한 미소를 띠며 줄담배를 연신 피워댔다.

봉산면에서 딸기를 주로 재배하는 박모씨도 “지하수가 모자라 올 겨울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며 “인근 수북도 예전에 잘나오던 지하수가 최근에 나오지 않아 수막재배뿐만 아니라 아예 농사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사정으로 농가들은 새 관정이나 ‘보다 깊은’ 암반관정을 팔 수밖에 없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보통 한 기당 80만원대 비용이 드는 소형관정을 새로 파거나, 1000만~1500만원까지 드는 250ｍ짜리 암반관정을 뚫기 위해 농정 부서 문턱이 닳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일은 비단 담양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도 전남의 시설 하우스 면적이 4686ha로 이중 담양의 면적이 784.1ha(16.7%)이고 경남 1만115ha, 경북 8675ha 등 전국 면적이 4만5265ha이며 주로 난방이 요구되는 방울토마토, 오이, 풋고추를 비롯 최근 들어서는 파프리카 등 난대성 작물 재배 면적이 급속하게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난방에 소요되는 면세경유 가격(원/리터 기준)은 지난 98년 1월 586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이래 하락 안정세를 이어오다 최근 들어 국제 유가 인상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시설원예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가중 시키고 있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면세유 공급량도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면세유 지속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DDA와 조세특례제한법에 의거해 전면 과세로 전환 될 경우에는 가온 작물의 작목전환이 예상됨에 따라 대체 에너지 개발 및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 시설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군은 경유 온풍 난방기와 보온 부직포 시설에서 탈피, 보온 부직포에다 신 개념 냉난방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2억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온수 수막 보일러 사업을 실시한데 이어 타 지역의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농정에 접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농정과 관계자는 “수막재배에 사용한 지하수도 고갈 위험이 높음에 따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재활용 방법을 개발, 보급해야 한다” 며 “지하수 보호와 난방비 절감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기업 등이 협력해 공장폐열을 농업용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방비 절감과 지하수 고갈이란 두 장벽 돌파로 딸기재배의 옛 명성을 되찾고, 벼농사보다 3배 이상의 수입의 딸기농사 재기로 담양 경제 진흥 동력 삼고자 총력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대· 서영준 記者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