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끼리 좋은 옷 입고 비싼 곳에서 잔치를 하는 허례(虛禮)보다는 친척처럼 친근한 마을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어 흐뭇하죠.”

올해 칠순을 맞이하는 노모의 잔치 비용을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로당에 아낌없이 기부한 공직자가 있다.

의회사무과에 근무하는 강화원(48, 사진)씨가 그 주인공.

4남 1녀중 장남인 강씨는 최근 가족회의에서 “가족끼리의 화합도 중요하지만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자신의 뜻을 밝히자 형제들도 흔쾌히 찬성했다는 것.

그는 이때부터 어머니가 자주 이용하는 용면 신흥리 경로당과 자신이 거주하는 추성리 경로당을 수시로 찾아 어르신들의 불편한 사항을 점검하고 이장들로부터 불편사항을 수렴한 결과 대형 냉장고를 제공키로 결심했다.

냉장고 구입에 드는 비용 200만원은 자신을 비롯 형제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것.

강씨는 “허례허식에 가득 찬 행사보다는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더 맘이 편할 것 같고 마을 어르신들이 바라는 것을 해결해 드려 한결 마음이 가볍다” 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고 아버지와 같이 보낸 추억이 없는 것이 너무 아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같은 강씨 형제들의 선행에 대해 주민들은 “강 주사를 비롯해 형제들이 어른들에게 인사 잘하고 착한 성품으로 주변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더니 어머니 칠순 잔치 비용으로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天性이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고 입을 모았다.

강씨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아까운 마음에 상한 음식물들을 버리지 않고 먹다 혹여 식중독에나 걸리지 않을까? 우려 했는데 이번 기회에 대형 냉장고를 구비하게 되어 걱정을 덜게 됐다” 며 “앞으로도 웃어른을 공경하고 진정으로 위하는 효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고장이 될수 있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는 지난 84년 4월 용면사무소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래 가마골관리사무소, 재무과를 거쳐 현재 의회사무과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원만하면서 책임감 있는 업무처리로 직장 동료는 물론 상사들로부터 함께 근무하고 싶은 공직자로 정평이 나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