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팀 이겨라. 백팀 이겨라.”

새싹들의 힘찬 응원이 백진공원의 푸른 운동장을 힘차게 울려 퍼졌다.

아이들의 운동회는 유치원 아이들이나 초등학생이나 별다름이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에겐 이보다 더 재미있고 분위기 좋은 축제는 없을 듯하다.

지난 13일 우리네유치원(원장 정재란)이 ‘우리네 가족운동회’를 열었다.

운동장 곳곳에는 색색의 텐트가 푸른 잔디와 어우러져 축제 분위기를 한껏 연출시켰고 푸짐한 상품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엄마 아빠들까지도 들뜨게 한 가운데 원아와 가족 등 50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손자의 달음박질을 보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도 모처럼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나들이를 하고, 엄마 아빠 형 동생도 운동회에 참여하기 위해 나섰다.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한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원아들의 선수 대표 선서와 오륜기 등장 등 올림픽을 방불케 하는 각종 기념식으로 행사의 서막을 올린 이날 행사는 아이들이 뛸 때면 그 발놀림을 따라 가족들의 몸도 들썩인다.

“홍팀 이겨라. 백팀 이겨라. 홍팀 만세. 백팀 만세”

세월은 변했어도 응원가는 여전하다. 원아들의 옷 색깔로 가른 홍팀, 백팀은 신이 나서 목청껏 응원을 한다.

홍팀(별님반, 빨강반, 노랑반, 나비반, 영아반) 팀원들은 모두 빨간색 티셔츠에 청바지로 의상을 통일했고 하얀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백팀(달님반, 파랑반, 초록반, 햇님 1·2반)은 모처럼 시간을 낸 아빠들과 엄마가 원아들과 함께 신나게 춤추는 율동을 비롯 반별로 가진 게임은 오래된 흑백사진처럼 어릴 때의 추억을 떠올려 준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아빠들의 축구 경기에 정신이 팔린 원아들이 운동장 안에 무단으로 진입(?)하는 것이 다반사이고 애교 섞인 부정행위도 즐거운 행사의 감초로 작용하는 등 높고 푸른 가을 하늘처럼 모든 것이 풍요롭고 자애롭기만 하다.

아이들의 얼굴 표정은 이기고 질 때마다 희비가 교차하지만 그래도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모두가 목청 높이 자기 팀을 응원한다. 결국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승리의 환호와 패배의 아쉬움이 교차되며 운동회는 사실상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정재란 원장은 “튼튼한 몸과 마음을 기르고 건강한 정신을 키우고자 시작한 운동회의 취지에 알맞게 열심히 율동도 준지하고 행사 준비물도 꼼꼼히 챙기며 손가락을 세며 행사 날을 기다린 어린이들과 함께 가족들이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어둠이 깔리면서 최종우승팀인 백팀이 발표되자 아이들은 환호하며 상대팀은 축하의 박수로 즐거움을 배가시켰으며 아쉽게 진 홍팀 선수들에게 한 권의 스케치북과 학용품이 주어지자 서운함은 벌써 잊은 채 가족들에게 어리광을 부리며 석양을 뒤로 한 채 집으로 향한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