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느낀 심의위원회 “천천히 다음에”

군의원의 의정비를 결정하는 의정비심의위원회가 눈치작전을 넘어 고도의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의정비 심의회는 위원들간 전체적 공감대만 확인한 채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뤄져 정부가 정한 지급기준 금액 결정 시한인 10월 31일을 넘기게 됐다.

10명으로 구성된 심의회는 이날 군청 영상회의실에 모여 비공개토론에 들어갔으나 심의회의 분위기는 ‘담양이 굳이 총대를 멜 필요가 있는가’하는 공감대 형성으로 ‘시한을 넘기더라도 신중하자’는 대세에 밀려 ‘눈치작전’으로 선회했다.

이러한 결과는 작년 의정비 결정시 담양군이 전남에서 두 째로 결정한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타 시·군이 눈치만 보고 있던 때에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어준’ 적이 있는 郡으로서는 이제 그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이번 의정비 심의회에서도 각 시·군은 ‘첩보전’만 펼치고 있다.

“의정비가 인상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가운데 부담을 느낀 전남 각 시·군의 심의회가 다른 시군이 먼저 정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30일 오전까지도 정해진 곳이 한군데도 없다”고 이날 심의회에 참석했던 군 관계자는 확인했다.

해프닝도 이어지고 있다. 장성군 기획실에서 작성한 자료에 “담양군은 의정비를 3000만원으로 책정했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이다. 이를 장성군 심의위원이 담양군 모 군의원에게 확인했고 이를 전해들은 모 군의원은 담양군 기획실에 진위를 확인했다.

사건은 ‘장성군의 고도의 작전’으로 판명됐으나 郡 기획실은 진땀을 뺄 수 밖에 없었다. 심의회는 열리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3000만원’이 떠돌자 모든 화살이 집중된 것이다.

화살이 집중된 원인은 간단하다. 담양군을 비롯 타 시·군의 군의원들은 ‘의정비 현실화’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데 3000만원이란 금액은 ‘오르긴 올랐으나 오른 것이 아닌’ 금액인 것이다.

현재 전남의 시·군의원들이 꿈꾸고 있는 적정선은 ‘부군수급의 연봉 아니면 적어도 사무관 정도의 것'을 바라고 있다.

시한을 넘긴 심의위원회의 의정비 지급기준 금액 결정. 10명의 심의위원들이 어느 가닥을 잡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