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의 어려움 우리 모두 도와야

“아이들과 지낼 수 있는 방 한 칸이면 됩니다”

면사무소를 찾은 그녀는 하염없는 눈물로 말을 잇지 못했다.
‘레니카 지반카야’ 31세의 이 낯선 이름의 여성은 결혼생활 8년 만에 남편을 잃고 딸 둘을 키우고 있는 필리핀 출신 여성이다.
지난 10월 중순. 남편의 죽음은 그녀에게 남편을 보내야 하는 가슴 아픈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어린 두 딸을 키워야 하는 ‘의무감’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녀에게 예상치 못했던 크나큰 시련이 닥쳤다. 살던 집을 비워줘야 할 형편인 것이다.
그동안 그냥 살다시피 했던 집의 주인이 바뀌면서 비워주지 않으면 안 될 사정이 생겼다. 새 집주인도 난감해 하나 그쪽 사정도 복잡하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고 있으나 ‘외국인며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너무나도 높다. ‘레니카’는 아르바이트로 일해 한 달 45만원정도를 벌고 있다. 하지만 겨울의 문턱에서 두 딸과 이슬을 피하기에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액수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자 큰딸아이 학교의 자모회와 교직원이 200여만원을 모아 성금을 전달하고 뒤이어 기관단체장 모임에서도 20만원의 성금을 모아 마음을 전달했다.
‘레니카’를 돕고 있는 양수정 담당은 “레니카는 작은 도움을 원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빈집을 구해 들어갈 순 있으나 집수리비용이 만만치 않아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니카가 생활력이 강해 꿋꿋이 버티고 있으나 집도 없이 두 딸과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적어도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 생겼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2억만리 타국에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길 원했던 ‘레니카’. 그녀는 지금 붕괴돼가고 있는 우리의 공동체 생활에 큰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연락처: 대덕면사무소 양수정 380-3824)/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