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 중 엔진정지, 헛구호에 그쳐

“주유 중 시동을 끄셨나요?”

관내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치고 나오는 운전자들은 이 물음에 대부분 고개를 저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귀찮다는 핑계를 늘어놓았고 한 초보운전자는 왜 시동을 꺼야하는지 되묻기까지 했다.

‘주유중 엔진정지’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공기 중에 떠도는 휘발유 유증기는 엔진 등에서 일어나는 작은 불꽃에도 불이 붙기 때문에 자칫 대형화재나 폭발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많은 주유소에서 ‘주유 중 엔진정지’ 표어를 붙이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운전자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종업원 A모씨는 “일부 운전자들은 시동을 꺼 달라고 하면 화를 낸다”며 “운전자들에게 핀잔을 자꾸 듣다보니 이제는 시동을 꺼달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헛구호에 그친 주유중 엔진 정지 문화 정착을 위해 소방당국은 단속과 홍보에 들어갔다.

엔진 공회전으로 인한 국가적인 에너지 손실과 화재 및 폭발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소방관계자는 “단속반이 나타나면 의식적으로 운전자나 주유소 측에서 엔진가동을 멈춘다” 며 “단속과 계도에 앞서 운전자들 스스로가 모두의 안전을 위해 ‘주유중 엔진정지’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