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전국 족구계를 마감하는 ‘제3회 대나무배전국초정족구대회’가 족구동호인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추위마저 녹였다.

올 한해 전국을 누비며 실력을 쌓았던 ‘강호의 고수’들은 마침내 ‘마지막 일전’을 위해 담양으로 속속 모여들었으며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묘기를 백출,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연이은 탄성을 자아냈다.

1일과 2일 담양공고 운동장에서 펼쳐진 대회 첫날, 전국에서 모여든 족구동호인들을 맞이한 송희문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족구동호인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으로 담양대나무배전국족구대회가 급성장할 수 있었다”며 “대나무배족구대회는 남도의 멋과 맛을 대표하는 족구인의 잔치로서 명실 공히 전국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담양을 찾은 족구가족에게 따뜻한 정을 심어 주었다.

드디어 네트를 가르는 선수들의 구호와 함께 시작된 예선리그, 대회 첫날 전국최강부 4개팀, 전국장년부 19개팀, 전국일반부 48개팀, 호남일반부 48개팀, 실버부 5개팀, 관내일반부 11개팀 총 135개팀 1000여명의 선수들은 한 치 양보 없는 ‘진검승부’에 들어가 본선 토너먼트 진출팀을 가렸다.

대회 출전팀들의 실력은 어느덧 1990년대 초창기 대회를 까마득한 ‘구석기시대’로 밀어냈다, 또 전국일반부의 실력은 32강만 존재하는 전국최강부의 아성을 무너뜨릴 정도로 수직상승해 이번 대나무배족구대회를 계기로 출전등급의 경계도 차츰 줄어들고 있음이 확인됐다.

학창시절과 군대는 물론 직장인들이 최고로 뽑는 인기종목인 족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생한 구기종목이기도 한 족구는 그 동호회원만 100만을 헤아리며 족구를 즐기는 국민은 600만명에 이른다.

이처럼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족구로 전국대회에 출전, 등위에 오르며 총상금 940만원을 나눠가질 팀들이 대회 이틀째 속속 가려졌다.

풀리그 시범경기로 치러진 전국최강부 경기는 각 팀이 세 경기씩 치르며 순위를 가렸다. 1위를 차지한 팀은 전통의 강자 아스텍, 2위는 창원LG, 3위 수원매탄, 4위 광주삼성으로 올 한해 ‘족구의 강호’에 그 이름을 남겼다.

최강부에 마치 시위라도 하듯 현란한 실력으로 관중들을 매료시킨 전국일반부의 우승컵은 청년 패기로 똘똘 뭉친 위덕대학교팀에게 돌아가 위덕대는 2007년 대미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담양대돌이팀은 지난 전주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우승문턱에서 고배를 마셔 3위에 만족해야 했으며 준우승은 광양천하가 차지했다.

전국장년부는 서울강동팀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마창진연합이 준우승, 공동3위엔 광주빛고을과 GM대우가 차지했다. 선수들 간 뜨거운 우정과 ‘너무 노출된 전력’으로 어느 경기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호남일반부 경기는 영광태풍이 우승컵을 차지하며 부러움과 시샘을 독차지했다. 우승을 내준 광주캠스는 다음기회를 노리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으며 공동3위엔 광주운남ASSA와 인성산업이 올랐다.

60세 이상 선수들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족구삼매경’에 빠졌던 실버부에서는 풀리그로 우위를 가렸다. 백발을 휘날리며 으뜸자리를 차지한 팀은 전주풍남으로 젊은이들 못지않은 실력과 체력을 선보였으며 2위는 논산연무대, 3위는 정읍OB, 4위는 곡성석곡, 5위 광주평화팀이었다.

담양에서 치러지는 족구의 향연에 우리도 빠질 수 없다. 순수 아마추어로 직장과 동우회, 클럽 등 다양한 구성으로 전국족구대회에 참여한 관내일반부에선 11개 팀 중에서도 시종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경기를 풀어나간 사랑나눔팀(감독 김순두, 선수 김동호, 김성연, 서용진, 남관주, 임인석)이 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보여줬으며 2위엔 시나브로(감독 김갑중, 선수 김태만, 현병옥, 박윤철, 김용철, 김윤택)가 올라 결승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내년 선후배친선축구대회를 개최할 열린동우회는 대회홍보를 겸해 출전한 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며 우체국팀도 3위에 올라 체면을 살렸다.

최다참가로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킨 영광연합회팀엔 최다참가상이, 모범상엔 광주첨단팀이 선정됐으며 매끄러운 경기진행으로 선수들의 호응을 얻은 김남중 심판은 최우수심판상에, 윤정희 심판은 우수심판상에 선정돼 선수들과 심판들의 따뜻한 박수를 받았다.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선수들과 뜨거운 악수를 나눈 송희문 대회장은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족구야 말로 우리 민족과 가장 밀접한 놀이로서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것이 소중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는 대회였다”고 자평하며 “족구는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에게 무궁무진한 매력을 주는 경기로 그 진정한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때까지 족구인 모두가 함께 노력하자”고 폐회사를 갈음했다./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