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들, 얼굴 알리기 혈안

지역민들과 군수의 격의 없는 만남의 자리인 '주민과의 대화'가 선거판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정섭 군수는 지난 22일 담양읍을 시작으로 주민과의 대화를 이어가며 지역민들의 건의사항 및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각 읍·면마다 오는 4월 실시되는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의식한 예비후보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주민과의 대화장이 자칫 선거장화 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주민과의 대화가 시작된 지난 22일 30여분 일찍 도착한 예비후보자 및 수행원들이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눈도장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때문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읍사무소를 찾은 주민들은 행사장을 잘못 찾아왔나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직원들에게 '오늘 주민과의 대화가 열리는 것이 맞냐'며 제차 확인한 후 행사장에 들어가는 진풍경도 빚어졌다.

특히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군수와의 대화를 잠시 잊고 어떤 당의 어떤 예비후보자가 공천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등 지역의 여론 및 군정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는 주민과의 대화의 본래 취지가 희석되고 있다.

한 예비후보자 관계자는 "선거법이 강화되면서 얼굴 알리기가 더욱 힘들어진 상황에서 행사장은 유권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명이라도 더 만날 수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빠지지 않고 다녀야한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씨는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면사무소 출입문에 들어서는데 여러 사람이 양 갈래로 줄지어 서있어 깜짝 놀랐다"며 "명함을 받고나서 예비후보자라는 것을 알았지만 마치 주민과의 대화가 선거운동의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 같아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