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생산 농가 때 아닌 추운 겨울

딸기 생산농가들이 생산량 감소와 소비부진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딸기 생산농가들에 따르면 올 딸기 생산량은 예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8월과 9월에 뜻하지 않게 많이 내린 비로 9월과 10월의 딸기 정식기 당시 딸기 모종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꽃눈 형성이 극히 적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일조량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흐린 날씨가 지속되면서 생육에 지장이 생겼다.

실제로 전국적인 명성을 구가하고 있는 봉산 딸기 비닐하우스의 경우 660㎡(200평·하우스 1동)당 평균 매출액이 1500만~1800여만 원이었지만 올해는 1000여만 원도 만지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사과와 배 등 과일가격이 예년에 비해 20% 가까이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정경제에 부담을 느낀 대다수 가정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진 사과와 배를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겨울철 대표적 과일인 귤이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다.

상품 2kg 한 박스의 딸기 가격은 1만8000∼2만원선 이지만 귤 10kg 한 상자의 가격은 고작 8000원에서 1만원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된데다가 주로 대형유통업체에 의존해온 단조로운 판매망 때문에 가격 또한 많이 받지 못하고 있어 딸기농가들이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저장능력이 떨어지는 딸기의 특성상 생산시기에 맞춰 출하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딸기 농가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의 딸기출하를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딸기 생산 농민 박모씨는 “올해 딸기생산량이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크게 떨어졌지만 가격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며 “이는 대체과일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정종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