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난립, 유권자 혼란 가중

예비후보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 신인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비후보제도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신인들의 선거운동이 엄격히 제한되면서 선거법이 기성정치인들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2004년에 도입됐다.

예비후보제도 도입 이전에는 정치신인들의 선거운동이 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 이후에나 가능했다.

현역 의원들은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수시로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데 반해 정치 신인들은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서 정치 신인들은 후보등록 이전에 예비후보로 등록, 명함을 돌리거나 현수막을 거는 등 제한적인 선거활동을 할 수 있게 됐으나 실효가 없을뿐더러 유권자들의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예비후보들의 난립 때문이다.

담양·장성·곡성 선거구의 경우 18대 총선 예비후보는 통합민주당 6명, 평화통일가정당 1명, 무소속 1명 등 총 8명으로 명함을 뿌리고 다니다보니 유권자들의 혼란만 가중돼 예비후보들의 얼굴 알리기 노력이 헛힘만 쏟는 꼴이다.

명함 대부분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게 다반사다.

차기 선거 준비를 위해 미리 얼굴을 알리는 수단으로 예비후보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보 난립 해소를 위해서는 예비후보등록 조건 강화가 확실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시 기탁금을 받거나 유권자 추천서 등을 제출하게 되면 후보난립 현상을 일정부분 막을 수 있다고 정치권은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는 기탁금 없이 신청서와 피선거권 확인에 관한 서류(가족관계, 재직증명서, 사직원) 등만 선관위에 제출하면 된다.

정당별로 예비후보등록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18대 총선 예비후보등록의 경우 통합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넘쳐나면서 후보난립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유권자 A모씨는 “후보가 난립하다보니 명함을 돌리고 현수막을 거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제도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