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대형화로 도시미관 해쳐
제재 조항 없어, 법적 마련 시급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행 ‘금배지`를 노리는 각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용 현수막이 지나치게 대형화되면서 도시미관을 해칠 뿐더러 운전자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현수막 대형화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공직선거법 제61조(선거운동기구의 설치) 제6항에는 예비후보자 선거사무소에 간판·현판 및 현수막을 각 1개씩 설치·게시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으나 현수막 크기에 대해선 제재 조항은 별도로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신의 얼굴을 알리려는 선거용 현수막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실제 유동인구가 많은 이른바 목 좋은 곳에 자리잡은 후보들의 사무실에는 어김없이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후보자 간 경쟁하는 것처럼 그 크기도 상상을 초월한다.

언뜻 봐도 가로, 세로 10m 이상은 족히 되는 현수막도 부지기수다.

예비후보 대부분은 돈이 많이 드는 간판·현판 설치 대신 현수막 3개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으로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야간에는 조명까지 설치해 운전자의 시야마저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운전자 장모씨는 “최근 차량을 운전하다 보면 혼잡한 교차로 등지에 선거용 현수막이 커다랗게 붙어 있어 시선을 빼앗기는 바람에 사고의 위험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후보자들 입장에선 홍보물을 크게 해 자신을 알리고 싶겠지만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선거용 현수막 크기 제한 규정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5년 8월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총선거 예비후보 현수막 크기(20㎡ 이내)를 제한하던 규정이 삭제됐다.

관계법령의 고삐가 풀리면서 선거용 현수막의 대형화를 부추긴 꼴이 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예비후보들의 현수막이 너무 커서 종종 불만성 민원이 접수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규제하는 법조항이 없으니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