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담양 아소팜랜드 개발 계획

군과 개발업체는 대나무생태공원 내 약 330,000㎡의 부지에 숙박시설(돔 빌리지 50-70동)을 비롯한 전시 및 체험시설 등을 유치할 담양 아소팜랜드 건립을 추진 중이다.

개발계획에 따르면 총 660,000㎡ 규모로 개발이 진행 중인 대나무생태공원 부지 가운데 절반가량인 약 330,000㎡의 부지에 일본 아소팜랜드를 본딴 관광레저시설을 설립키로 하고 50-70동 규모의 돔형빌리지를 비롯해 400-500석 규모의 식음료시설, 전시교육시설과 체험공방 10-15개, 테마스토어 등 부대시설, 대나무관련 테마시설인 ‘원기의 숲’. 농장체험 및 재배시설, 판매 및 유통시설, 주차장 등이 망라된 대규모 시설 건립을 추진한다.

이같은 개발계획은 일본 아소팜랜드를 규모만 축소한 채 그대로 옮겨놓은 양상이지만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색있는 시설임에는 틀림없다.

군과 개발업체는 같은 대나무생태공원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승마장이나 인근에 위치한 담양리조트 등 근린시설 등과 연계해 특색있는 웰빙형 관광레저시설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2) 지리적 접근성에 대한 약점 보완이 급선무

취재팀이 아소팜랜드를 방문했을 때 이곳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사카모토 총무부장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서울과 담양, 부산과 담양의 거리는 얼마이며 자동차로 걸리는 시간과 대중교통 이용은 편리한가?

짧은 질문이었지만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었기에 한동안 대답을 못했다. 서울에서 4시간, 부산에서 3시간 30분 걸린다고 대답하자 사카모토 부장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국제공항과 1～2시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아소팜랜드의 경우 관광객 비율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만큼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대단히 중요한 성공여건이라고 덧붙였다.

담양과 연결되는 대중교통 현황에 대해서도 사카모토 부장은 담양이 일본 아소팜랜드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여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아소팜랜드의 경우 일본 전역과 고속전철로 연결이 되어 있어 찾기가 편리하지만 담양의 경우 현재상태의 대중교통 실태로는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조언했다.

갈수록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몇 차례씩 교통수단을 바꿔가며 담양을 찾기까지는 어지간한 인내와 열정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리적 접근성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통수단별 환승체계 확립과 교통수단을 일원화 하는 단일운송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외 유수 여행사를 활용한 패키지 상품 개발이나 KTX와의 연계를 통한 특수상품 개발 등이다. 이같은 형태의 여행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면 지리적 접근성에 대한 불리한 여건은 다소 호전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함께 서울, 부산 등 대도시와 직결되는 고속버스 노선의 대폭 확충을 비롯해 광주, 장성 등 인근 도시와 담양 아소팜랜드를 연결하는 셔틀버스 운행에 대한 방안 마련도 검토되어야 한다.

3) 빈약한 관광객 흡입요인

일본 아소팜랜드가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관광객 흡입요인의 충족을 들 수 있다.
일본 최대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살아있는 화산 아소산과 불과 30분 거리에 위치한 아소팜랜드는 아소산을 찾는 관광객의 40%를 고객으로 흡수하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아소산과 인접한 잇점도 있지만 지근거리에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다는 점과 아소산을 중심으로 동물공원, 원숭이학교 등 크고 작은 볼거리가 많다는 점도 관광객을 흡입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2시간 거리에 일본 최대의 온천관광단지인 벳부온천이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 많은 온천이 자리함으로써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쉽다.

그러나 담양의 경우 일본 아소팜랜드처럼 뚜렷한 관광객 흡입요건이 없다. 따라서 절대 불리한 관광객 흡입요건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담양 아소팜랜드 성공의 열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바람직한 추진방향

특색있는 테마형 관광지로

지리적 접근성의 어려움과 인근 관광시설의 부재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담양 아소팜랜드가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관광지와의 차별화를 통한 특색있는 테마형 관광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아소팜랜드 사카모토 부장은 “담양의 경우 천혜의 생태환경을 상당부분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 기본적으로는 유리한 조건도 갖추고 있다”면서 “담양의 경우 청정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휴양·체험기능을 갖춘 체류형 웰빙 생태 휴양시설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서는 관광객들의 주류를 이루는 대도시 주민들이 선호하는 테마가 무엇인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조사와 연구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일본의 실정과 담양의 실정이 다른 만큼 담양의 실정에 부합한 적절한 모델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양에 실정에 부합한 모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카모토 부장은 “담양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나무 주산지인 만큼 대나무와 관련된 테마를 부각시키는 시설이 나 체험장, 놀이기구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곳의 시설을 그대로 배끼려 하지 말고 현지 실정에 맞는 특색있는 시설을 개발하는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일본 아소팜랜드에는 ‘원기의숲’이라는 건강체험시설이 신설된 이후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일본 내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코스로 즐겨 찾을 정도로 각광받고 있으며 기업체 직원들의 심신단련을 위한 극기훈련장으로 이용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정해진 코스를 제대로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남짓이지만 모든 코스를 마치고 나면 자신의 현재 체력상태와 함께 부족한 신체부위를 컴퓨터를 통해 분석해 알려준다.
건강을 삶의 최고 가치로 여기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적합한 시설로 매일 많은 사람들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담양에 건립예정인 아소팜랜드도 대나무공원을 이용한 비슷한 시설을 계획하고 있지만 규모와 스타일 면에서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개발부지, 매각보다 임대로

일본 아소팜랜드는 부지 대부분이 국유지로 60년 동안 장기 임대 계약을 맺어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장기 임대 형태는 임대자와 임차자 공동의 이익을 충족시켜주는 조건으로 상호 만족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우선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부지 매입대금을 저렴한 임대비용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잉여자금을 시설투자에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이를통해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또 임대자인 구마모토현 입장에서는 시설부지 소유자가 국가다보니 부지 내에 새로운 시설을 신축하거나 개발하고자 할 때 반드시 현청과 논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함으로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나 오염행위를 사전에 통제하고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담양 아소팜랜드 개발 예정지는 미래 담양의 허브라 할 수 있는 대나무생태공원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부지를 매각하기보다 장기임대로 전환하는 방식으로의 검토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했던 상당수 개발업체들이 개발예정부지를 사들인 뒤 이를 다시 다른 업체에 쪼개 되파는 등 당초 사업계획과는 달리 파행으로 치닫는 부정적인 사례들도 많다.

부지 소유권이 개발업체에 넘어가면 군으로서도 사유재산권 행사를 막을 방도가 사실상 없어지고 사유지에서 벌어지는 여타의 개발행위에 대한 통제도 불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개발업체에서도 부지 매입에 따른 자금 압박 등으로 원활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어 자칫 사업 추진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우려도 뒤따를 수 있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일본 아소팜랜드 경우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부지를 임대해주거나 아니면 군과 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제3섹터방식으로의 전환도 검토해야 한다. 군에서는 부지를 투자하고 개발업체에서는 시설을 투자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돼야

일본 아소팜랜드는 인구 3만여명의 농촌도시인 아소市로서는 대단한 효자기업이다.
시에 납부하는 세금도 세금이려니와 지역주민들의 소득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소팜랜드 내 식당가 대부분을 지역민들에게 임대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식당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이용한 음식들을 선보인다.

전량 유기농 무공해식품으로 만들어진 이곳 음식들은 식당마다 특색있는 메뉴와 맛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수익금은 대부분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또한 관광성수기에는 이 지역 출신 학생들을 비롯한 주민들을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고용해 소득창출에 도움을 주는 등 기업과 지역사회가 유대관계를 잘 맺고 있다.

담양의 경우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 바로 지역사회와의 유대와 지역주민의 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대규모 관광레저시설이 들어서면서 기업만 배부르고 지역사회나 지역주민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미미하다면 주민들은 굳이 이같은 시설이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끝)
/한명석 정종대 記者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