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17일 공매 등 밀거래한 게임기 부품을 재조립하는 방법으로 불법 사행성 게임기를 제작, 유통한 총책 박모(48)씨와 제조책 최모(41)씨 등 2명을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알선책 이모(5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창평면 용수리 소재 조립식 창고를 임대해 게임기 제작 공장을 차려놓고 4월께 밀거래로 사들인 모니터 등 '황금성 게임기' 부품을 재조립한 후 구매자 김모(39)씨에게 3,600만원을 받고 40여대를 판매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9,200만원 상당의 불법 게임기를 제작.유통한 혐의다.

박씨와 최씨는 한국환경자원공사에서 실시하는 게임기 부품 공매에서 재활용 부품인 모니터, 케이스, 지폐 인식기 등을 공매 받은 후 게임 프로그램이 내장된 컴퓨터를 밀거래로 구입해 조립하는 방법으로 사행성 게임기를 제작하고 공범 권모(50)씨는 전문 알선책을 통해 전국 각지 구매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게임기 케이스와 프로그램이 내장된 컴퓨터 등 주요 부품을 담양과 광주 남구의 한 사무실에 분리 보관한 뒤 새벽 시간대를 이용해 시중에 유통시켜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년 전 대대적인 수사 후 잠잠하던 사행성 오락실이 최근 또 다시 성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이를 차단키 위해 유통책을 중심으로 7개월간 계좌추적과 통신조회 등을 벌인 끝에 주범들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창평 용수리 제작공장과 광주 사무실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부품 1,780여점을 압수하고, 달아난 공범 권씨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지난해부터 환경자원공사로부터 게임기 부품을 공매 받은 사실에 주목, 공사 직원의 부품 밀반출 등 범행 가담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김상민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