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36세)씨 부부의 단란했던 한때

지난 8일(미 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주택가에서 발생한 미군 전투공격기 추락사고로 생후 1개월된 어린 아이 등 한인 일가족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사고와 관련, 희생자 모두가 담양 무정면 봉안리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美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8일 정오쯤(현지시간) 훈련비행을 마친 F-18 전투기가 미라르 해병대 기지로 귀환하던 중 비행장에서 2마일 정도 떨어진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 주택가에 추락해 재미동포 윤동윤(37)씨의 집(4416 Cather Ave.) 등 3채의 주택을 덮쳤다.

이로 인해 윤씨집에 있던 윤씨의 부인 이영미(36,담양·무정 출신)씨와 이들 부부의 각각 1살(하은,미국명 레이첼), 1개월(하영)된 2명의 유아 등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실종된 사람은 이 집에 머물고 있던 이씨의 친정 어머니인 김석임(60,무정면 봉안리 거주)씨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가족들과 함께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의 친정어머니는 지난 가을 딸의 출산과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이곳에 왔다가 어이없는 변을 당했다.

김씨의 사위 윤씨는 미국시민권자로 사고 당시 직장에서 일하던 중이어서 가족중 유일하게 참변을 면했다.

사망자 이씨는 2년전 간호사 일로 미국에 와 영주권을 얻어 정착했으며 재미교포 윤동윤씨와는 현지에서 결혼, 둘째아이 출산과 함께 이곳에 이사온지는 불과 1개월 남짓밖에 지나지 않아 현지 지역 주민은 물론 한인 동포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LA총영사관은 이날 오후 현장에서 윤씨 등 가족들을 만나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향후 보상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무정면 봉안리에는 희생자 이영미씨의 부친 이상현(64세)씨와 남동생 등 가족들과 친인척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번 사고로 가족은 물론 인근 주민들도 크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씨의 외할머니이자 김씨의 친정어머니인 국양례(88세)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식음을 전폐한 채 몸져 누웠다.

사고 발생 이틀 만에 비보를 접한 고향 주민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며 비통함에 휩싸였다.

특히 불과 몇개월전까지 함께 생활했던 이씨의 친정어머니가 이역만리 미국으로 딸의 출산과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떠났다가 변을 당한 사실에 모두가 할말을 잃었다.

한편 이씨의 친정아버지 이상현씨는 아들 백관(33세)씨와 인천에 거주하는 둘째 딸과 함께 일가족 넷을 잃은 슬픔을 주체할 겨를도 없이 사고 수습차 급히 현지로 떠났다.

/ 김관석 記者(kskim325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