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은 5일 오후 사체 유기 현장에서 박 군의 시신을 발굴했다(사진)

담양읍 오계리 인근 점집 '천지관음사'에 기거하다 어느날 갑자기 종적을 감춰 ‘실종’으로 신고됐던 한 고교생이 4년만에 시신으로 돌아왔다.

경찰에 의하면, 고교생의 사인(死因)은 폭행치사로, 그가 머물던 점집의 무속인들이 ‘귀신병’에 들렸다며 치료를 위해 심하게 구타하다 숨지자 몰래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일 "귀신병 치료를 해주겠다"며 고교생(당시 17세)을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무속인 박 모(42)씨, 부인 이 모(42.여)씨, 그리고 박씨의 내연녀 송 모(32.여)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박씨의 조카 최 모(52)씨를 공모혐의 등으로 지명수배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5년 2월 13일, 담양읍 한 보살원(점집)에서 고교생 박 모군의 귀신병(빙의)을 치료하던 중 심장 주변 등 온몸을 심하게 때려 박 군이 숨지게 한 뒤 다음날 전남 진도군 자신들의 선영 부근에 박 군의 시신을 유기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은 당시, 보호자의 위탁을 받아 20일간 이 점집에 머물고 있던 박 군이 자고 일어난 사이 사라진 것처럼 위장, 서로 통화를 하는 등 알리바이를 조작하고 경찰에 허위로 가출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속인 박 씨 등은 자신들의 범행을 숨기려고 암매장한 사체를 다시 발굴해 100여 미터 떨어진 산속 외딴집 뒤뜰에서 불에 태워 매장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경찰은 5일 오후 사체 유기 현장에서 박 군의 시신을 발굴했다(사진)

한편 당시 담양에서는 갑자기 행적을 감춘 박 군을 찾기위해 경찰과 박 군의 가족 등이 담양 일원 터미널, 피시방, 오락실, 빈집, 여관 등은 물론 인접 시·군의 보호시설, 병원 등을 수소문하며 박 군을 찾는데 한동안 애를 먹기도 했다./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