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어민 선생님과 하는 영어공부는 정말 재밌어요. 원서로 공부하고 영어로 놀이도 하니까 영어수업이 신나서 영어를 좋아하게 됐어요.”라며 김태희(동초등학교 2009학년도 졸업생)양은 수줍게 웃었다.

담양교육청 주관으로 관내 초등학생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2등을 한 태희 양은 대회 때 원어민과의 인터뷰에서 떨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해 좋은 성적을 냈다. 비결은 놀랍게도 영어과외나 학원이 아닌 학교 공부.

이에 대해 동초등학교 민영방 교장은 “우리학교에는 원어민 교사들이 많아서 학생들이 원어민과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반면에 원어민 테이프만 듣고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원어민을 직접 대했을 때 긴장해서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확고히 말했다.

담양 동초등학교와 남초등학교(교장 박형철)에는 시설 좋다는 사설 영어학원 뺨치는 영어학습체험실이 있다.

2009년에 개소한 남초등학교 영어체험실은 영어 교과수업 뿐만 아니라 영어 교육관련 특기·적성 수업과도 연계해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영어를 역할분담 놀이를 통해 즐기는 공부로 만들었다. 동초등학교 영어학습체험교실 또한 다르지 않다. 재밌는 영어, 즐기는 영어, 실생활 영어를 강조하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놓고 아이들 맞을 준비를 끝냈다.

동초등학교와 남초등학교의 원어민 강사들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talk장학생으로 와있는 실력자들로 한국인 영어교사와 함께 수업하면서 동시에 영어 문화권에 대한 체험도 해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여기에 군에서 지원한 필리핀 이주여성 교사까지 수업을 돕고 있다.

이와 같이 동·남초 학생들은 영어교과에서 원어민 교사와 공통주제학습으로 공부한 후에 수준별로 반을 나눠 수준별수업진행을 하고 있다.

동초등학교는 2009년 7월에 ‘사교육없는학교’로 지정되어 1억 1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질 높은 영어교육프로그램과 방과후 학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월 학생들과 학부모로 구성된 '사교육없는학교운영위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학교교육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허심탄회한 대화와 교사·학부모·학생간의 친밀한 관계유지로 ‘사교육없는학교’와 ‘교육과정자율화우수학교’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동초등학교는 사교육없는 학교로 지정된 후 한 달에 1486만원의 사교육비가 절감되는 성과를 냈다.

실제로 영어를 포함한 다른 교과의 사교육비 절감이 두드러진 반면 학교에서 지원하지 않는 피아노와 태권도의 사교육비는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정한 사교육없는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많은 사교육을 실시하는 피아노와 태권도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초등학교의 맹 선 운영위원장은 “사교육없는학교로 지정됐을 땐 사교육 없이 학교에만 의존한다는 데에 불안감이 컸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면서 “하지만 몇 개월을 지켜본 지금은 동초등학교만 사교육없는학교인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학원에서는 무조건 선수학습을 시켜야 공부 잘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동초등학교처럼 철저히 복습만 잘 시켜도 학력신장은 물론 아이들이 자신감까지 갖게 된다. 공부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체육,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를 학교에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월 30~40만원의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고 또한 모든 활동이 교내에서 이뤄지므로 학부모의 걱정도 줄어들게 된다.”며 “사교육없는학교가 다른 학교까지 확대되어 담양군의 학부모들 모두가 편안하고 흐뭇한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남초등학교 영어학습 체험실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학력인증평가 시험을 통과해 공교육 실효성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 /이정화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