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벌 괴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으로 담양을 비롯한 전남지역 꿀벌이 떼죽음하면서 때아닌 호박과 가지값이 급등하는 등 배추파동에 이은 제2의 채소값 파동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화분 매개(꽃가루 받이)를 해온 벌이 사라지면서 호박이나 가지의 수정이 안돼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트나 재래시장 등에서 거래 중인 조선애호박 상품(8kg) 가격은 현재 2만5000원대로 1년전에 비해 2배가량 상승했다.

가지도 상품(10kg)이 전년동기 1만2천원대에 비해 2배가 넘는 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지 일기불순에 따른 생육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생산량 급감은 올해 봄 퍼지기 시작한 악성 바이러스인 낭충봉아부패병으로 꿀벌이 사라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남과 지리산권역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는 이 병으로 전국 한봉 농가의 90% 이상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화분 매개를 해온 벌이 대부분 없어지면서 호박이나 가지를 재배해 온 농가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벌이 집단폐사하면서 호박, 오이 등에 이어 채소, 과일 농가도 연쇄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정면에서 밭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이모(65세)씨는 “꿀벌 실종으로 수정이 안돼 올해 호박과 가지를 비롯해 채소농사를 완전히 망쳤다.”면서 “물가는 자꾸 오르는데 농작물 수입은 줄고, 이러다간 농민들이 모두 고사하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지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배추 등 채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텃밭에 파종해 갓 싹을 틔운 배추 모종까지 훔쳐 가는 등 농축산물 절도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경찰의 적극적인 예방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