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가 줄줄 새어 나가도 누구하나 관심이 없었다.
보조금사업 지원대상자로 선정된 후, 일단 서류 갖추고 실사만 통과하면 그 뒤부터는 탄탄대로...아무런 장애도 없었고 모두들 ‘나몰라라’ 사후관리도 이뤄지지 않았다.
민간 보조금지원사업에 선정돼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순간까지만 조건을 맞춰주면 그것이 관례이듯 너나없이 ‘눈 먼 돈’을 마음대로 쓰기에 바빴다.

담양군의회는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제211회 임시회 회기중에 조사반을 구성, 9일간에 걸쳐 지난해 10월부터 금년 9월말까지 민간에 지원된 보조금 지원사업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민간 경상보조금과 자본보조금을 받은 업체와 개인을 비롯해 민간행사 및 위탁, 그리고 사회단체에 지원된 보조금 592건 총530억여원에 대한 표본추출 실태조사가 실시됐다. 그 결과 여러곳에서 문제가 드러났으며 심지어는 법률과 규정을 위반한 사례까지 드러나 보조금사업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해마다 반복되는 화두로 ‘단골손님’ 격이 돼버린 민간 보조금지원사업이 지금껏 근본적인 개선은 뒷전인 채 보완, 개선요구 등 대충 지적만 하고 넘어가는 식의 솜방망이 조치에 그치다보니 이번에도 역시 여러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번 군의회 실태조사에서 조사반이 밝혀낸 사례들을 보면, 개인,법인,단체 등에 지원된 보조금이 중복 및 이중 지원된 사례를 비롯해 보조금 지원 사업장의 임의매각 또는 개점휴업 사례도 있있으며, 수억원이 들어간 보조금사업장이 비효율적으로 운용관리 되는 사례는 물론 사업장을 준공해 놓고도 생산시설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사례, 보조금이 집행된 후 시험가동만 하고 생산이 중단된 사례 등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이 지원된 보조금 사업장들이 사전, 사후관리가 미흡하거나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농업인 K모씨의 경우, 보조금을 지원받은 영농시설을 타인에게 매각했다가 이번 조사에서 적발, 환수조치 되었는가 하면 S업체는 생산품인 대나무 엑기스 앰플 생산시설 지원을 받아 놓고도 정작 생산과 판매, 상품보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록 이번 군의회 실태조사에서는 보조금 집행과 정산내역 등 회계부분까지 상세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지원된 보조금이 제대로 집행이 되었는지 확인은 어려웠다고는 하나 실태조사 결과만을 놓고 보더라도 보조금지원사업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수술과 함께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이번 조사에 임한 군의원들의 한결같은 입장이다.

이번 조사에서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활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군의회 초선 의원들은 “짧은 기간 이었지만 실무부서의 허술한 사후관리로 예산이 낭비되는 사례들이 눈에 띄였다. 실제로 현장에 와서 살펴보니 보조금사업장 상당수가 생각보다 문제점이 많았다” 며 “보조금지원사업에 대한 시급한 제도 개선과 함께 보다 철저하고 엄격한 지도점검, 사후관리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총평했다. /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