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남에서 살지 않으면 교장·교감을 비롯한 주요 보직 승진 또는 임용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여 지역 교육계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에 따르면 내년부터 인사규정을 개정해 전남지역에 살지 않으면 교감, 교장, 지역 교육장, 직속기관장 등 주요 보직에 임명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와관련 장만채 교육감은 최근 열린 본청 국·과장 연찬회에서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교직원 때문에 인사가 교란되고 있다”며 전남 거주자에게 인사 평정에서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도교육청이 교원들의 전남지역 거주를 독려한 바 있으나 인사에서 전남 거주자를 우대키로 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1986년 광주·전남교육청 분리 이후 자녀교육 및 생활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교직원 등이 늘면서 나타난 각종 부작용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 교원 정기 인사 때마다 광주와 가까운 담양 등 특정지역 선호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교사들이 방과 후 곧바로 퇴근해 학생지도 공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또 최근 발간한 교육통계에 따르면 정년을 10년 남짓 남긴 50세 이상 고령 교사 비율이 담양의 경우 전체 교원 195명 가운데 108명으로 55.5%를 차지, 전남 22개 시·군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한편 도교육청은 전남 거주자 인사 우대책을 본격 시행하기 위해 인사규정을 개정, 내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헌법상 거주의 자유를 강제로 제한하는 규정을 둘 수 없어 전남지역 거주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가산점을 줘, 비거주자와 차별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이와함께 교직원들이 전남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는 정주 여건 조성을 위해 기존 전세 임대자금 지원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실거주자 인사우대책을 꾸준히 실시하면 일반 교사들은 물론 상대적으로 공백사태가 심각한 담양을 비롯한 전남 교직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단순히 거주지를 근거로 인사상 가산점을 줄 경우 친인척 등의 명의로 거주지만 옮겨놓고 살지 않는 위장전입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도교육청은 실거주 확인 여부와 관련, 교장·교감 및 본청 주요 보직 승진 및 임용 대상자들에게 주민세 납부 증명서 등을 제출받아 현장 조사 등을 거치는 검증방식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지역 교육계 인사 김 모(49세)씨는 “담양을 비롯한 전남지역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교직사회의 솔선수범이 절실하다”며 “지역 거주자 우대책은 장기적으로 지역 인구를 늘리고 교육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