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벌 괴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올해 또다시 전남지역 토종벌 농가를 습격한 가운데 수분 매개충인 꿀벌들이 부족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최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토종벌을 떼죽음으로 몰고 간 제2종 가축전염병 낭충봉아부패병이 담양을 비롯한 여수, 순천, 보성, 광양지역에서 발생했다.

이에따라 전남도는 지난달 말 전남지역 전역에 발생주의보를 발령하고 토종벌 농가에 긴급 방역을 당부했지만 일부 토종벌 육종 농가의 벌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는 등 확산 기미마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가 제공하는 약품 소독에만 의존하는 농가들이 지난해와 같은 토종벌 집단폐사가 재연되지는 않을까 애를 태우고 있다.

이와관련 지역 한봉 사육농가들은 지난해 토종벌들이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돼 거의 폐사되다시피 한 사실에 비춰 행동반경이 광범위한 벌의 특성상 광역단위 방위체계가 가동되지 않으면 현재 어렵게 추진한 육종사업에도 큰 타격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자연적으로 꽃가루를 옮겨 과실을 맺게 하는 수분 매개충인 꿀벌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올봄 과수, 채소, 화훼농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구 김효석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 농식품위에서 꿀벌 ‘낭충봉아부패병’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대책을 지적하고 실질적인 방역과 피해 농가 보상을 위해 살처분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석 의원은 “낭충봉아부패병은 작년 봄 발생해 불과 6~7개월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가 전염성이 매우 높고 97%의 토봉을 폐사시키는 등 폐사율도 매우 높으나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라며 “토종벌의 집단폐사로 과수농가와 자연생태계에 2차 피해까지 미치는 점 등을 감안, 괴질 확산과 피해방지를 위해 살처분 대상 전염병에 포함시켜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정부는 그동안 낭충봉아부패병에 대해 경영안정자금 지원, 소독약품비 지원, 토종벌 육종사업 지원 등의 대책을 시행해 왔다고 밝히고 있지만 경영안정자금은 1년짜리 단기 융자로 빚만 늘이는 대책에 불과했다”면서 “소독약품비 지원이나 육종사업지원은 전남도의 경우 3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데 비해 3억원이 지원된 수준으로 생색내기에 그쳤다”며 정부 대책을 비판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답변에 나선 농식품부(장관 유정복)가 낭충봉아부패병 확산과 피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살처분 대상 포함 등 종합적인 대책을 재검토 해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후속조치로 농식품부를 비롯해 농촌진흥청, 수의과학검역원, 전남도 등 관련 기관들과 구체적인 방역대책과 피해 대책 마련을 계속 논의할 예정이어서 낭충봉아부패병에 의한 농가의 보상과 생계안정 자금과 입식비 지원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