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가 농가에 보급한 벼 종자가 발아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농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담양군의 경우 1481농가에서 약 83톤(1669헥타)의 보급종(호품벼)이 파종된 것으로 알려져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군농업기술센터(소장 장풍환)에 따르면 관내 12개 읍면을 대상으로 호품벼를 공급받은 농가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11일까지 담양지역 공급량은 모두 8만3460kg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정상육묘는 4톤 남짓인 약 5%정도이며 79톤 약 95%는 이미 파종을 했다가 발아 지연 등으로 인해 농가에서 대부분 폐기처분 한 것으로 조사돼 이번에 보급된 호품벼의 품질이 균일하지 않은 ‘불량볍씨’임이 드러났다.

군농업기술센터는 이처럼 발아지연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자 농가 모내기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대체종자에 대한 발아시험을 실시하는 등 정상품질의 종자만을 농가에 보급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호품벼 등 보급종을 구매했던 지역농가들도 이달초부터 대체종자를 자체적으로 확보해 파종에 들어가 모내기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군농업기술센터 장풍환 소장은 “호품벼가 맛과 품질이 좋아 같은 품종을 대체종자로 신청한 농가가 많았다”며 “농가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검사에서 발아율 정상규격(85%)만 공급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또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앞두고 볍씨가 발아되지 않아 자칫 올해 벼 수확에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보상과 함께 농가에 제대로 된 볍씨를 빠른 시일 내에 보급해 모내기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역농민들은 “종자 발아 부진사유 및 보상대책 지연 등으로 정부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100% 지원하는 종자대와 상토비 이외에 못자리 설치 부직포와 인건비 보상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이 최근 성명을 내고 “정부가 보급한 불량볍씨와 관련, 농민을 포함한 합동조사단을 구성하라”고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들은 또 “영농준비로 바빠야 할 들녂에서 국립종자원이 보급한 벼 종자 때문에 못자리판을 뒤엎고 파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국립종자원, 농업기술원 등 연구기관과 농민단체를 포함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책임소재를 규명하고 피해조사와 보상도 성실히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불량볍씨’ 문제와 관련, 국립종자원은 이상 기온을 주된 요인으로 보는 반면에 농민들은 종자원이 볍씨보급 전에 키다리병 등 전염병 예방을 위해 특정 소독약을 분무처리한 것을 한 원인으로 꼽고 있어 책임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 보급종 볍씨인 호품벼는 맛과 품질, 수확량이 모두 좋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품종으로 전남지역만 581톤이 보급됐지만 올해 싹이 틔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모내기를 앞둔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