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광주댐 둑높이기’ 사업을 놓고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간 갈등 양상이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찬성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추진위에 따르면 최근 남면･고서면과 광주 북구 충효동 등 광주댐 주변 주민들을 상대로 ‘광주댐 둑높이기’ 사업 찬성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추진위는 또 수렴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의견서를 농림수산부 장관에게 전달할 예정이며 사업의 조속 실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 등 문화공연 행사도 마련 중이다.

이와 함께 추진위는 환경단체가 벌이고 있는 모든 둑높이기 반대운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추진위 관계자는 “대다수의 주민들이 사업에 동의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며 펼쳐지고 있는 사업 반대운동은 중단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또 “지난 1년 2개월여 간 농어촌공사와 끊임없는 협상을 통해 주민들의 입장을 관철시켰다”며 “당초 계획보다 둑 증고 높이를 낮춰 수몰지역이 없게 함과 동시에 문화재 및 환경훼손을 방지하는 한편 숙원사업 해결 약속 등 현재로써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광주댐 인근 주민인 이 모(58세)씨는 “일부 지역 정치인들이 둑 높이기 사업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주민들이 사업 찬성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광주호 둑높이기 저지연대(이하 저지연대)’는 지난달 21일부터 광주호 상류 호수 생태공원에서 둑 높이기에 반발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하는 등 기존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둑높이기는 둑을 안전하게 하는 것과는 별개이며 물부족 대책도 홍수 대책도 아닌, 영산강 물대기용 사업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갈등 양상은 급기야 지난 18일 저지연대가 광주호 호수생태원 일원에서 개최한 자연유산, 문화유산 지키기 음악회 행사와 관련, 지역 일부 주민들과 환경단체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편 시행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는 지난 21일 지역주민, 시민단체, 지자체 의원, 학계, 자치단체,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호 둑높이기 사업 추진 토론회를 개최, 사업추진 강행 입장을 분명히 했다.

농어촌공사의 이같은 입장은 지역 숙원사업 해결이라는 카드제시를 통해 인근 지역 주민들의 지지와 함께 담양군의회가 최근 사업 시행촉구 성명을 발표하면서 더욱 힘을 얻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광주시의회와 환경단체에서 반대운동을 벌이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현재 실시설계가 진행 중으로 11월 중 사업 발주와 함께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