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농업을 선도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영농 지도자들이 바쁜 영농철에 대거 ‘나들이’ 성 해외연수에 나서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의 해외연수에 해마다 담양군에서 수백, 수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보조금의 목적과 성격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郡농정과에 따르면, (사)한농연 담양군연합회 전.현직 임원과 12개 읍면회장 등 25명이 4박5일 일정으로 지난달 30일 대거 필리핀으로 영농선진지 시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농연 임원들의 필리핀 해외연수는 선진농업국의 농업관련 현장체험 기회를 부여하고 FTA와 EU 수입 개방화시대에 국제적인 감각을 익혀 농촌을 선도해 나갈 농업전문인력 양성, 농업인 상호교류와 정보교환 및 단합된 일체감 고취 등에 그 목적에 두고 있는 것으로 계획서에 설명돼 있다.

이같은 계획에 따라 지역농업을 선도해 나갈 젊은 농업인을 중심으로 선발, 농업이 새로운 농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벼 대체작목 및 가공, 농촌관광 성공지역 중심으로 연수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필리핀 해외연수 내용을 보면, 우선 대상자들이 모두 한농연 임원들인데다 4박5일 동안 단 2곳의 농업관련 시설을 견학하는 것으로 되어있고 나머지는 관광지 위주로 편성돼 선진농업 시찰 보다는 나들이성 해외연수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선진농업시설 견학코스도 화훼 및 야채단지, 국제미작연구소 방문 등이어서 과연 이런 곳이 해외 선진농업 시찰대상으로 적절한 곳인가에 의문을 갖게 한다.

이에대해 지역의 한 농업인은 “농업후계자들이 해마다 담양군의 지원으로 태국,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로 해외연수를 가는데 과연 그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부터 따져봐야 한다” 며 “우리보다 농업 등 대다수 분야에서 후진국인 동남아 국가로 선진농업을 배우러 시찰을 간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다른 농업인은 “담양군이 매년 보내주는 해외연수 한번 가보려고 한농연 임원을 하려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며 “굳이 선진농업 연수가 필요하다면 지금처럼 한농연 간부들 위주의 관광성 해외연수 보다는 미작,딸기,메론,토마토,화훼,채소 등 품목별 또는 작목반 단위로 우리나라 선진농업지역을 먼저 보고 배우는 국내연수부터 실시해야 할 것” 이라며 해마다 반복되는 한농연 임원진의 동남아국가 위주 해외연수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농업후계자 출신 한 농업인도 “언제부턴가 한농연이 담양군의 지원을 받아 해외연수에 나서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이 임원들 사이에서 생기기 시작했다” 며 “한농연은 지역농업을 살리는데 앞장서고 모범적인 영농지도자로 성장하는 게 목적이 돼야지 행정의 지원으로 해외연수나 가려하고, 또 단체의 이익을 위해 이런저런 사업비나 보조받으려는데 열심이어서는 안된다”고 일침했다.

더불어 지역의 한 인사는 “지난번 신문보도를 보니 영농후계자에 선정된 후, 광주로 이사하거나 취직 또는 전업, 영농일지 제출의무 불이행 등 후계자들의 자격이 취소되는 불,탈법 사실이 있어도 행정에서 그대로 방치하면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던데, 이런 단체에 군이 오히려 돈을 지원해서 해외연수를 보내주고 있다는 것도 어불성설 아니냐”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담양군이 농업예산에서 해마다 선진농업 시찰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쓰고 있는 것과 관련, 지역의 많은 농업인들은 “지역농업도 이미 모든 분야에서 선진화 되어있어 달리 기술과 시설을 배우려고 동남아나 혹은 유럽이라 할지라도 그리 배워올 것은 없다.” 며 “정말 필요한 것은 해외연수가 아니라 농산품 판로와 유통의 문제인데 후계자들도 철저히 반성해야 하고, 담양군도 생색내기용 해외연수에 해마다 돈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지역농업인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농산품 유통과 판매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충고했다. /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