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위적인 농산물 가격 인하를 통해 물가 안정을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 지역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 (사)RPC 등에 ‘물가안정협조 RPC 벼 매입자금 추가지원계획’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주요내용을 보면 농식품부는 지난해 6월 20~30일 평균 판매가격 대비 3% 낮춘 금액으로 판매하는 RPC에 수확기 대책자금 중 1000억원을 지원한다는 것.

여기에 가격인하율과 정부정책의 호응여부에 따라서 6단계로 등급을 나누고 이에 따르지 않을 시에는 추가자금 지원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쌀을 마치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보고 있는데다 쌀값 인하로 물가를 잡겠다는 허황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위적인 가격통제는 결국 농민들에게 피해가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쌀값 인하를 추진 중인 계획들을 즉각 철회하라는게 농민단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지난달 29일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기상악화로 쌀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농식품부는 식량자급 대책이 아니라 쌀값 인하 대책만 수립하고 있다”며 농식품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쌀값 하락에 노골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식량문제의 유일한 대안인 국가수매제 도입과 쌀 생산비 보장에 나설 것” 등을 주장했다.

성명서는 또 “농협은 정부의 부당한 압력을 거부하고 싸워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고 정부의 지시대로 따른다면 농협 임원은 농협 RPC적자를 전액 책임지고 벼 생산비를 완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물가안정이라는 미명하에 정부가 비축미를 대량으로 풀면서 잇따른 물가인상 붐 속에 농민들의 수고에 비하자면 헐값이라는 쌀값이 이례적인 하락세를 이어온 것에 대해 지역 농민들도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지역 농민단체들은 최근 교통비와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은 잇따라 인상됐는데도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유독 쌀값 하락만 유도하고 있다며 정부정책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군농민회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농산물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은 시장질서를 왜곡한 것”이라며 “큰 폭으로 올라가고 있는 농업생산비는 방치하면서 농산물 판매가격만 떨어뜨리려는 것은 농가 소득 안정화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