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의 농업경영회생자금 지원기준 완화로 지원대상이 확대대면서 경영회생지원제도가 빚에 시달리고 있는 농업인이 다시 일어서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지난 2001년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인 담양에 정착한 이 모씨(58세)는 채소농사와 관광농원사업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순식간에 수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

하지만 가진 논밭을 헐값에 넘기고 다시 고향을 등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영회생지원사업은 이씨의 구세주가 됐다.

2008년 농어촌공사에 제값을 받고 논밭을 팔아 80%의 빚을 갚으면서 이자가 연간 4천만원에서 2백여만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임대료가 매도가격의 1%로 금융기관의 연체 이자보다 15배 정도 낮고 최대 10년까지 예전 자신의 땅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을 뿐만아니라 또 임대가 끝난 뒤나 임대 만료 전에 땅을 다시 살 때 우선권을 갖게 됐다.

실패의 아픔을 딛고 보란듯 제기에 성공한 이 씨는 “농지 환매는 물론 우선은 내땅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줘 맘놓고 열심히 일 할 수 있었다”면서 “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지원제도가 없었다면 현재의 내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경영회생자금은 재해나 가축질병 등으로 일시적 경영위기에 빠진 농가의 기존 채무를 연리 3%에 3년 거치 7년 분할상환 조건의 장기저리자금으로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개정된 시행지침에 따르면 그동안 이 자금은 농업용 부채가 1500만원 이상일 때만 지원했으나 앞으로는 ‘농업용 부채가 있는 경우’로 기준을 낮췄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12만2000농가가 추가로 지원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원자격이 되는 경영위기 사유 가운데 농업재해 범위에 일조량 부족과 유해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추가하고, 농산물 가격 하락 기준도 20% 이상에서 15% 이상으로 완화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영회생자금과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의 상호 연계 강화를 위해 두 기관 모두에서 상담과 안내.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두 사업을 연계해 지원신청을 하면 심사할 때 농협 경영평가위원회에 농어촌공사 관계자가 참여토록 했다.

한편 지난 2006년부터 제도 시행 이후 해마다 경영회생 신청 농가가 늘면서 지금까지 광주.전남에서 622농가에 1175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경영회생지원제도가 자연재해나 가축질병 등으로 일시적 경영위기에 빠진 농업인에게 재기의 발판이 되고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