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농가에 실질적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됐던 농기계 임대사업이 혜택 받는 농업경영인의 편중 현상, 여성농업인 소외, 고령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농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이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담양군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농기계 임대사업이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농기계 구입비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필요시 마다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해 사용할 수 있어 갈수록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농가에서 “농기계를 임차하고 싶어도 화물차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며 “농기계 운송서비스 제공 등 지역 농촌실정을 감안한 실질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봉산면에서 농사를 지으며 귀농을 준비 중인 채모씨는 “대부분의 전업농은 농기계를 갖추고 있다”면서 “굳이 필요한 사람은 나와 같은 소작농임에도 불구, 정작 농기계를 운송할 화물차가 없으면 관리기를 임차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기계 임대시 운송수단이 여의치 않은 소규모 농가와 고령 농가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력부족 및 예산상의 문제로 모든 중소농가가 혜택을 보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또한 현재 정부가 지자체에 보조하고 있는 농기계 임대사업제도는 밭농사용 농기계로, 농협에서 따로 논농사용 농기계임대은행이 운영되고 있어 인력과 장비의 관리가 이중으로 이뤄지는 비효율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수요자인 농민의 입장에서도 논농사용 기계 따로, 밭농사용 기계를 따로 임대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협중앙회가 시행중인 농기계 은행사업의 경우 임대사업으로 선정된 농기계가 대형 트랙터나 트랙터용 부속작업기 등 남성 위주로 짜여진 가운데 실제 농업현장에서 기여도가 높은 여성농업인들이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한 형편이다.

더욱이 임대사업 개시 전 실시되는 ‘농기계 교육’ 프로그램도 콤바인, 이앙기, 굴삭기 등 대형농기계를 중심으로 진행돼 여성농업인들로서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이와 관련 지역 여성농업인인 박모씨는 “벼농사 위주의 농기계 임대기종이 밭작물 위주로 영농에 종사하는 여성농업인들을 위한 기종까지 확산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나름대로 여성을 위한 농기계 개발에 성의를 보여야하고 정부는 정부차원에서 현실에 대응하는 지원방안 등을 강구해야만 된다”고 주장했다.

농기계 임대사업은 1990년대부터 일부 지자체와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실시돼 오다 최근에 두 가지 분야로 확장돼 시행 중인 사업이다.

아울러 2003년부터 정부예산으로 시행 중인 밭작물 위주의 농기계 임대사업, 1992년부터 독일의 농기계은행 모델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발전시킨 농기계 은행사업을 2009년부터 대통령의 지시로 농협중앙회가 시행 중인 벼농사 위주의 농기계 은행사업으로 나뉜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