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비축미 출하거부로 쌀값 보장받고 국가수매제 쟁취하자”
본격적인 벼 수확철을 앞두고 한창 분주해야 할 지역 농민들이 추수 대신 또 거리로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쌀값보장을 위한 공공비축미 출하 거부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담양군농민회(회장 김재욱)는 지난 5일 군청사 앞에서 ‘국가수매제 쟁취! 공공비축미 출하거부” 투쟁 선포식을 갖고 최형식 군수와 면담을 가졌다.

군농민회는 이 자리에서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전하는 한편 공공비축미 수매와 관련해 농협이 직접 매입에 나서는 건조벼의 수매를 당분간 연기해 줄 것을 요청, 최 군수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군농민회는 투쟁선포문을 통해 “오늘 우리는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바쁜 농사철이지만 더 이상 방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 우리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하루 농기계를 파업하고 5만 담양군민 앞에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농민회는 “작년에 정부는 쌀이 남아돈다며 재고미를 ‘개사료화’하는 대책을 내놓더니 올해는 쌀값을 잡는다며 2009년산에 이어 2010년산 비축미까지 헐값에 시장에 풀어놓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농민회는 또 “정부의 양곡정책에는 주식인 쌀에 대한 면밀한 수급계획뿐만 아니라 생산자인 농민에 대한 아무런 고려도 없다”면서 “국민의 주식인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식량생산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아니라 쌀 농가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모자라면 수입하면 된다’는 망언을 내뱉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군농민회는 “쌀은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기초적인 농산물임에도 불구, 지금 정부는 쌀을 시장에 내맡기는 수준을 넘어 부당하게 개입해 적극적인 시장교란에 나서고 있다”면서 공공비축미 수매의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아울러 군농민회는 “쌀, 보리, 옥수수, 콩, 배추, 무, 감자,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기초농산물 30여가지를 우리가 직접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농민에게는 생산비를 보장해야 한다”며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를 강력히 요구했다.

군농민회는 끝으로 “우리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힘차게 투쟁을 선포하며 이후 모든 투쟁을 담양군민은 물론 담양군 농민단체와 함께 연대할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며 이 투쟁에 담양군 및 관내 농협도 함께 해 줄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군농민회는 이번 공공비축미 출하거부 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한미FTA 서울 상경투쟁, 읍면별 나락 야적 및 공공비축미 출하거부투쟁, 다음달 11일 예정인 전국 동시다발 시군청앞 나락 야적투쟁, 이어 같은달 26일로 예정된 전남도청앞 광주전남농민대회 등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농기계 및 벼 야적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