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대표적 누정 문화재인 명옥헌(명승 58호) 주변의 환경 개선을 위해 진입 도로변의 전신주를 이동하고 전선과 통신선 등을 지중화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명옥헌 원림(鳴玉軒 苑林)은 조선중기 명곡(明谷) 오희도(1583~1624)가 자연을 벗 삼아 살던 곳으로 1652년 무렵에 그의 아들 오이정이 선친의 뒤를 이어 이곳에 은둔하면서 자연경관이 좋은 도장곡에 정자를 짓고, 앞뒤로 네모난 연못을 파서 주변에 적송과 배롱나무 등을 심어 가꾼 조선시대 대표적인 민간 정원이다.

특히 지난 2009년 9월 ‘명승’ 지정에 이어 최근에는 서울에서 열린 ‘2011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가지정 문화재인 명옥헌 원림 주변이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전신주, 전선, 이동 통신선 등이 무질서하게 난립돼 있어 수려한 자연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과 함께 수차에 걸쳐 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지역주민 박 모(63세)씨는 “난립해 보이는 전신주가 수백년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문화재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전신주가 사라지면 보다 나은 자연 경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사업 시행 주체인 한전 담양지점이 예산 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보이는 등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한전 설득에 따른 예산 확보와 담양군의 적극적인 의지가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전 담양지점은 지난 2009년 본지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담양읍 소재 보물 제505호 ‘석당간’ 옆을 지나는 전신주를 철거, 문화재로부터 20m 이상 이설함으로써 소중한 문화재의 미관 조성에 기여한 바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