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던 벼 경영안정대책비 절반을 농업경쟁력강화사업에 쓰기로 한 전남도 방침에 대해 농민들이 도지사실을 점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의장 박행덕)과 여성농민회 등 전남지역 농민단체 회원 30여명은 지난 21일 전남도의 벼 경영안정대책비 직불금(일명 쌀 직불금) 50% 감축에 항의하며 한때 전남지사 집무실을 점거한 채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박준영 전남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벼 경영안정대책비를 전액 직불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으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곧바로 도지사실로 이동, 농성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진입을 시도하는 농민들과 이를 막아선 도청 직원들간 격렬한 몸싸움이 20여 분간 이어지면서 몇몇 직원들이 가벼운 부상을 입고 화분 등 일부 집기가 파손되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는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도농민회 박행덕 의장 등 6명은 몸에 쇠사슬을 두른 채 '농업예산 삭감하지 마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도지사실에서 연좌 점거농성을 벌였다.

농민단체들은 “벼 경영대책비를 전액 직접 지불제 형식으로 농가에 지원해 줄 것을 염원하는 농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550억원 가운데 275억원을 일방적으로 경쟁력 제고사업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관련 예산전액을 농가에 직접적으로 지불하고, 경쟁력 제고사업은 즉각 철폐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전남도는 벼 생산 농가 한 곳 한 곳에 현금으로 직불금을 지급하는 것은 소비적이고 불합리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50%를 떼내 벼 공동육묘장이나 건조장 등 마을 공동이용시설 지원사업비를 확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양측간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농민단체는 중재에 나선 도의회가 의장단을 중심으로 쌀직불금과 농업예산 문제를 적극 해결하기로 약속하고 다음주 중으로 도지사와 농민연대 간의 끝장 공개토론을 갖기로 합의하면서 5시간 만에 농성을 풀었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