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등 농촌의 근대화 과정에서 통행의 편리를 위해 포기해야 했던 창평 슬로시티 삼지천마을 옛 개울이 복원돼 주민들 곁으로 되돌아 왔다.

월봉산에서 발원한 월봉천과 운암천, 유천 등 세 개의 물줄기가 마을로 모여 흐른다고 해 삼지천(三支川)이라 불렸던 담양 창평면 삼지천마을.

마을 동쪽에는 월봉산, 서쪽에는 국수봉이 솟아 있고, 마을 앞에는 너른 논이 펼쳐지며, 냇물이 마을을 감싸 흐르는게 봉황이 날개를 뻗어 감싸 안은 형국이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수십년 전 농로 확장을 위한 마을천 복개공사로 물줄기가 땅밑으로 자취를 감춰버렸고 근래들어 마을이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실개천을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마을 사람들은 차가 다니는데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를 복원해 주민들의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농촌을 보고 싶어하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친수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에 군은 국비 등 사업비 7억2,000여만원을 들여 2년에 걸친 공사 끝에 최근 완료한 창평 슬로시티 명품돌담길 및 수변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마을내 아스콘 포장을 걷어내고 실개천 944m(깊이0.5×폭0.5)를 복원하는 한편 황토 흙포장(1,475m)과 마을우물 2개소 등을 정비했다.

이와관련 창평슬로시티위원회 한 관계자는 “물이 흐르는 도랑이 마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며 “돌담길을 따라 실개천이 복원돼 지역민들의 휴식 공간은 물론 삼지천을 찾는 외지 관광객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삼지천 마을은 조선초인 1510년경에 형성된 후, 100여년 전부터는 고씨(高氏) 일가가
마을에 자리를 잡으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마을의 대부분 고가(고재환, 고재선, 고정주 가옥 등)들은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 전문가들에 따르면 보통 전통적인 마을길은 직선이 없어서 그 길을 따라서 쌓아 둔 돌담도 직선이 없다.

우리 선조들은 직선 구조를 선호하지 않았는데 삼지천 돌담길처럼 전통적으로 보일 듯 보이지 않고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동세의 멋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창평 삼지천 돌담길은 전통적인 마을길의 곡선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마을길로 정평이 나 있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