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사이, 담양에 쓸 만한 대나무가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어 죽림(竹林)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관내 대나무 업계에 따르면, 일정규격 이상의 가공용 대나무 원자재를 담양의 죽림에서는 갈수록 수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어 향후 대나무 자원 고갈에 따른 관련산업의 위축이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인기있는 특산물, 향토음식으로 손꼽는 대통술,대통밥 용기로 쓰이는 일정규격 대나무 원자재를 관내에서 갈수록 수급하기 어려워지고 있어 상황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거제,산청 등 죽림을 보유하고 있는 경상도 지역에서 반입, 일부 물량을 맞추고는 있지만 향후에는 이 물량마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대나무 원자재 고갈에 따른 지역 대나무 관련업체와 향토음식점들의 생산성 및 매출감소에 따른 타격이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관내 대나무자원이 고갈되는 것은 죽림관리 소홀이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항간에서는 죽순가격 상승에 따른 무분별한 죽순채취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올해의 경우, 죽순 해거리로 인해 예년에 비해 죽순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 높은 가격의 죽순에 대한 죽림농가와 중간상인들의 욕심이 과해지면서 초물 죽순부터 무자비하게 채취하는 바람에 상당량의 대밭이 초토화 됐고, 이로인해 죽림이 황폐화 되면서 더 이상 성죽(成竹)으로 자랄 대나무의 씨가 아예 말라버렸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이 몇 년째 관내 죽림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이제 대밭에 쓸만한 대나무가 없어 가공용 원자재 수급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역의 한 대통술 생산업체는 올해 대통 규격에 맞는 원자재를 관내에서 구할 수가 없어서 경상도 거제,산청 등지에서 거의 대부분을 들여왔을 뿐 아니라, 대통밥에 쓰이는 대통을 가공하는 일부 업체들도 점차 산청,하동 등 외지에서 상당량의 대나무를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들 지역에서도 점차 대나무의 부가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자원보호 및 외부 반출을 규제하거나 문화, 산업적 개발에 나서는 추세여서 대나무자원 고갈과 공급감소에 따른 우리 지역 관련산업의 위축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관련 지역의 한 인사는 “관광명소가 된 죽녹원의 영향으로 대나무의 신비로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는 갈수록 높아가고 있어 대나무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산업적 부가가치 또한 그만큼 높아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문제는 정작 원자재의 고갈이다” 며 “지금처럼 죽림관리가 안되는 상황에서는 불과 몇년이면 담양의 대밭은 가공용으로서는 더 이상 쓸모없는 황무지가 될 수도 있다” 고 경고했다.

그는 또 “대나무 자원 보호와 관련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전에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죽림관리 교육과 죽림 보호육성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행정 시행과 함께 적극적인 죽림농가 지원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죽세공예용을 제외한 대통술,대통밥 용기에 쓰이는 대나무원자재를 가장 많이 가공하는 담양청죽시장을 비롯 대통술 업체에서만 월 평균 50톤 내외, 일년에 500톤 이상의 대나무 원자재(왕대,솜대,맹종죽)가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