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가을이 깊어지면서 생태도시 담양의 아침 풍경은 한폭의 수채화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관방제림 풍경은 영산강의 시원인 주변 담양천과 어울려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전통과 자연이 살아있는“숲속의 도시- 타마뉴타운”은 일본이 지금까지 건설해 온 46개 신도시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개발 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곳이었다.
지난 1965년 개발의 첫 삽을 뜬 후 “주거와 휴식, 교육, 문화, 상업기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자족도시 건설”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일본형 신도시의 전형으로 각광을 받고있는 타마뉴타운 개발의 특징은 자연을 최대한 보존함으로써 환경과 인간과의 조화를 통한 인간중심의 생태도시를 건설한 점으로 도시내 녹지와 공원은 전체 면적의 32%(약270만평)을 차지, 마치 “숲속의 도시”를 연상케 했다.
뉴타운內 아름답게 건축된 아파트와 빌라, 주택이 한데 어울어진 주거단지.주택과 공원, 학교가 어울어진 말그대로 숲속의 주거타운에 깔끔하게 잘 정비된 올망졸망한 주차공간과 녹지대, 실개천과 공원이 조화를 이루며 아주 신선한 공기를 품어내는 타마뉴타운은 학교와 집 앞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실개천에서 가재,송사리를 잡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은 특히나 인상적 이었다.
도시 중심도로를 따라 맑은 물이 흐르는 도랑에 갖은 수변식물과 꽃이 피어있고 물고기가 평화롭게 헤엄치는 그런 모습을 우리나라 어디에서 볼 수 있을 것인가? 거리는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고 전통이 살아있는 건물들과 작고 아담한 상가의 간판들마저 예술품처럼 느껴지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아! 생태전원도시는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는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었던 곳, 타마뉴타운.
숲속의 녹색도시 타마뉴타운 건설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조성된 주택은 약 10만가구에 인구는 20만명. 동경 도심을 잇는 대중교통망을 완벽하게 구축, 도쿄 번화가인 신주쿠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을뿐 아니라 타마뉴타운 전체를 관통하는 배기가스 없는 친환경 모노레일을 설치해 시내 곳곳을 이 모노레일을 타고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
그야말로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자연과 환경, 인간이 공존하는 그린시티, ‘꿈의 도시’를 건설중이다.
"실개천이 흐르고 새소리 아름다운 공원도시-코호쿠뉴타운" 역시 지난 65년부터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6만 가구에 인구는 22만명이 살고 있으며 ‘녹지를 최대한으로 보존하는 도시’‘고향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도시’‘안전한 도시’‘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기대되는 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고있다.
개발사업에 시민이 참여하고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균형잡힌 신도시 개발이 목적이었다. 경사면 녹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역사적 건축물, 오래된 주택지내 숲 등을 보존하여 이것을 핵으로 공원과 녹도로 구성된 녹지 네트워크, 기능적으로 배치된 보행자전용도로 네트워크 등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생태전원도시 조성을 추구하고 있었다.
“여름에 도시 한복판에서 어린이들이 벌거벗고 물장구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린시절의 향수에 빠져 가슴이 뭉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곳 고호쿠뉴타운은 참으로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유토피아처럼 느껴졌다.
신도시 한복판에서 곡식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도시개발의 확산을 억제하고 경관을 보호하면서 도시농업을 확립하기 위해 농업전용지구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고호쿠뉴타운은 신도시가 도시기능과 농업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도.농간의 조화를 이루는 인간정주지로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도심 속의 생태전원도시, 고호쿠뉴타운은 30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조성되어졌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자치단체·주민·개발공사가 함께 도시의 계획과 개발과정에 공동 참여하고 있다.
"No more Tanks for war, Tanks for peace ! 전쟁용 탱크 대신 평화를 위한 빗물탱크를 ! " 20년 넘게 빗물 이용을 연구하고 실천해 온 세계적 빗물 박사로 통하는 일본 빗물이용박물관 '마카토 무라세 박사가 제창한 名句이다. 21세기는 '물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물 때문에 탱크(전차)가 필요한 게 아니라 물탱크가 필요한 시대가 됐음을 의미하는 경구이다.
빗물박물관은 5년전 폐교된 초등학교를 환경부 지원을 받아 빗물이용센터로 개관, 환경·에너지 및 자원 리사이클 전문시설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지금은 1년에 세계 각국 50여개 관련단체가 견학 오는 곳이 되어 빗물이용에 관한 한 이곳은 반드시 방문해야할 메카가 되어 있다.
무라세 박사는 "지금까지 일본의 모든 도시들은 물이 부족하면 상류에 댐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해 왔으나 거대한 댐의 개발은 많은 산림이나 농지를 훼손하여 수많은 인근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게 되었고 상류에 댐을 건설하는 것보다 도심에 여러개의 미니댐(빗물 저장탱크)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 빗물 이용의 시작이었는데 이는 도시에 필요로 하는 물의 양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기 때문이다" 며 빗물 이용의 역사를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봄에는 가뭄으로, 여름에는 홍수로 이중의 물난리를 거의 매년 겪고 있다. 홍수시에는 많은 피해를 주어 빗물은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또 도시에 내린 빗물이 지붕이나 도로의 오물과 섞여 하수로 변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노상 빗물이란 빨리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기를 바라는 '폐기물' 이란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물 사용량은 늘어나는 반면, 물을 모아둘 댐의 용량은 한정되어 한꺼번에 내린 아까운 빗물을 그대로 흘러 보낸 다음에는 또 그 물이 모자라 항상 고생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물에 대한 인식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것"에서 "아껴서 써야하는 환경자원" 이라는 관점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이제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이 귀찮은 존재가 아닌 하늘이 내려준 소중한 자원의 혜택으로 생각하고 풍요로운 도시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내 가장 아름다운 생태전원도시 이자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유휴인은 우리 潭陽과 아주 흡사한 곳이었다. 수려하고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가진 것이 그렇고, 인구나 시가지 거리 모습 또한 담양읍과 거의 비슷한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유휴인으로 들어가는 길목엔 푸른 대나무숲이 터널을 이루며 마치 대나무골 담양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도 그렇다.
다만 한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이곳엔 온천이 있고 이 온천과 수려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 활용해 일본뿐아니라 세계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가꾸었다는 점이다. 한해 관광객 400만명에 관광소득만 150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인구 1만3000명의 일본내 작은 소도시 유휴인은 향후 우리 담양의 미래의 모습이었다.
유후인 주민들이 개발이 아닌 보존을 생존전략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아무리 눈 앞에 이익이 보이더라도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고향을 망가뜨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며 또“1950년대 유후인보다 잘 살던 마을 중 상당수가 개발 과정에서 도태됐지만, 우리의 자리를 잊지 않고 지켜낸 유후인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던 말을 통해 우리는 유후인의 역사는 당장 손에 잡히는 물질이 아니라 고유의 정신과 전통, 자연환경을 지켜낸 것이 궁극적으로는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일본인들은 아지무(安心院)를 말할 때 평안하고 경치 좋기로 '일본 최고' 라고들 말한다. 이러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아지무邑은 있는 그대로의 순박한 농촌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위해 녹색농촌체험 그린투어리즘(Green Tourism)의 명소였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 1992년 과소화(過疏化)·고령화의 진행과 경작포기 농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농산촌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그린투어리즘을 적극적으로 도입, 농가민박·농가레스토랑·농산물직매장 등 지역활성화 사업을 추진하였고 그 중에서도 일본에서 가장 각광받는 곳이 바로 아지무邑 이다.
국가정책으로 추진된 '1촌 1특산물' 정책의 대표적인 성공 지역이며 일본 그린투어 지역 중 연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포도 생산으로 농가 고소득을 올리는 富農, 富村 지역이었다.
농촌의 어메니티 (Amenity)는 자연적 자원으로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소음이 없는 환경자원과 비옥한 토양, 계절의 변화, 특이한 지형, 각종동물, 수자원, 생물서식지 등 생태자원이 있다. 그리고 문화적 자원으로 전통건축물, 전통주택, 마을의 상징, 유명인물, 풍수지리나 전설, 마을놀이 등의 역사자원과 농업경관, 하천경관, 산림경관, 주거지 경관 등 경관자원이 있다.
또한 사회적 자원으로 공동생활시설, 기반시설, 농업시설 등의 시설자원과 관광농원, 휴양단지, 민박, 특산물 등 경제활동자원 및 마을문화활동, 명절놀이 등 공동체 활동자원이 있다.
이러한 농촌어메니티 자원을 잘 활용하여 "돈버는 농업, 살만한 농촌"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곳이 바로 일본 오이타현 아지무邑 이었다.
일본 아지무邑 그린투어리즘 취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이곳에서는 이제 농업을 생산·가공·유통분야 뿐만 아니라 그린투어리즘을 통해 농가소득뿐 아니라 건강과 즐거운 시간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으로 정착시키고 있었다.
도농교류의 장소이자 가공시설 운영, 특산품판매 공간으로 서의 지역농업의 새로운 성장 거점을 확보해 나가고 있었으며 또한 농가식당(레스토랑), 농산물직매장 운영, 농산물가공 직판 등 농업을 단순히 농사짓는 일이 아닌 미래형 농촌기업으로 육성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획취재를 마무리 하며....
담양군은 민선3기때 '10년후 담양의 새로운 희망'이란 제목의 업무보고서에서 2015년 潭陽은 호당 농가소득 5000만원에 7만 인구의 중추도시로써 연간 7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국제적인 생태·관광도시로 발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함께 학생수 3만의 교육명문도시, 2000여개의 친환경기업 유치, 수출 5억불 달성이라는 희망찬 미래의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2015년 담양의 미래를 ▲담양은 질병이 가장 적은 장수고을이 되고 청정 생태환경과 맑은 자연,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 사회보장 등을 통해 국제적인 생태도시로 발돋움 ▲세계축제가 된 대나무축제를 중심으로 세계인이 찾는 문화레저관광의 중심지로 발전 ▲청정 담양쌀은 전국 명품미로 담양한우는 전국 5대 브랜드에 꼽히는 등 담양농특산물이 각광을 받고 담양은 친환경농자재 거점지역이자 친환경농산물 유통중심지로 변모 ▲담양은 전국 제일의 명문교육도시로 발전함과 동시에 전국 최고수준의 사이버농촌으로 전원형 녹색농촌의 모델로 만들어 간다는 청사진이었다.
이같은 생태도시 潭陽만들기는 글로벌 경쟁시대 담양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상최대의 절박한 과제였으며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농촌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는 우리 담양의 여건을 감안할때 이는 충분한 성공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바 있다.
"생태도시"란 일반적으로 '도시를 숲이나 자연과 같이 하나의 유기적인 복합체로 보고 다양한 도시활동과 공간구조가 생태계의 속성인 다양성，자립성，순환성，안정성 등을 띨 수 있도록 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친화적 도시'라고 정의된다.
이같은 생태도시 담양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에서 사용되는 물질과 에너지의 순환사용을 계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 예를들어 자원 재활용사업이나 음식물쓰레기의 분리수거를 통한 친환경 사료화나 퇴비화 사업 등이 필요하다.
둘째로 자연이 적극적으로 재생ㆍ회복ㆍ육성되어야 하는데 자연과 농지, 하천과 수변, 용수 등의 보전과 생물의 보호는 말할 것도 없고 적극적인 자연녹화, 작은 동물을 위한 서식환경의 마련 등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로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군민들이 참여하고 만들어 가는 제도가 확립돼야 하는데 지역환경을 잘 알고 있고, 또 환경의 악화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우리 담양의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주체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와 생활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미 담양은 민선3기 출범과 더불어 군정의 최고이념을 '생태도시건설'로 설정하고 이듬해인 2003년 지방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설치했고 또 '생태도시담양21협의회' 구성에 따른 조례를 제정·공포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등 생태도시 건설을 향한 구상들을 착착 진행시켜 왔다.
그 성과물로 민선3기 담양은‘생태도시'로 전국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는 자치단체로 각광을 받았고 각종 신문방송과 다양한 여론매체에서 전남의 작은 시골 郡에 불과했던 潭陽의 생태도시 정책에 대해 다양한 초점으로 앞다퉈 특집기사로 다루기도 했다.
이는 담양이 갇히지 않고 열린,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자치행정의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나아가 農道전남이 앞으로 지향해야할 '생태환경 정책의 미래 청사진’의 가능성을 潭陽에서 찾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희망은 담양군이 자연환경을 자원으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화 정책을 소신껏 추진하면서 "생태도시" 브랜드를 한발 앞서 선점한 것과 아울러 각종 환경정책 최우수 자치단체 선정에서 더 나아가 전국 최초의 ‘그린시티’ 지정 등 지속적인 친환경생태도시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담양은 전남의 여타 시골 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의 하나였다. 그러나 민선 3기에 시책사업으로 추진한 타 자치단체와는 차별화된 환경, 문화, 지속가능한 개발정책으로 인해 국내외에 큰 주목을 받았고‘생태문화도시’브랜드를 통한‘선택과 집중’의 일관된 행정으로 그에 상응하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생태도시 潭陽’에 대한 지역브랜드 가치만 따져도 가히 1조원 이상을 평가받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같은 생태도시 정책을 보완·완성하기 위해 우리 보다 앞선 생태도시, 생태농촌을 건설함으로써 세계적인 모델이 되고있는 일본의 선진 지역을 둘러보았던 이번 해외 기획취재는 대단히 만족할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민선4기를 맞고있는 담양군은 현재 민선3기때 군정의 최우선 시책으로 추진했던 생태도시정책을 도외시하고 개발위주 정책으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자칫 지금껏 눈부신 성과를 내며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친환경생태도시화 정책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일본의 생태도시, 생태농촌을 찾아서’를 주제로 한 해외 기획취재가 과거의 개발정책으로 회귀하려는 담양군의 정책방향을 경계하고 새로운 정책전환의 초석이 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