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와 석류는 동글동글한 게 겉모습이 흡사하다. 하지만 껍질을 벗겨놓고 보면 차이는 엄청나다. 양파는 껍질을 벗기다 보면 꽝이다. 모든 게 껍질일 뿐 알맹이가 없다. 그렇지만 석류는 다르다. 비록 못생기고 두꺼운 껍질이지만 벗겨보면 아름다운 색깔의 열매가 촘촘히 박혀 군침을 돌게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나름대로 자신을 한껏 색칠하고 포장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으려고 진열대에 올랐다.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해 튀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그렇지만 소비자는 쉬이 속지 않는다. 과거에 이런 저런 모습의 과대포장, 알맹이 없는 포장에 많이 속아왔기 때문이다. 정당이라는 포장, 학연 지연이라는 포장에 현혹돼 상품을 선택했다 후회한 적이 어디 한두번이었던가.
이번 선거는 사소한 인연으로 리더들을 뽑기보다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우리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만세불변의 대로를 다질 일꾼을 신중히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관찰력과 지적능력을 갖춘 인물을 가려내야 한다. 이어 투철한 주인의식과 도전의지가 분명한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 지역을 어떻게 경영하고 운영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4년동안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정했으면 이제 투표장으로 가자. 가서 어느 후보가 양파고 어느후보가 석류인지 확실히 가려내자. 우리의 삶을 우리의 냉철한 의식과 손으로 이룩해 내야하는 중차대한 일에 내가 방관자가 되어서야 쓰겠는가! /한명석 局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