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정류장이 어디입니까?”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이 안됐네. 바로 앞에다 두고 터미널을 찾으니 말이야”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을 찾은 관광객 A모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지리를 잘 알 것 같은 택시기사에게 터미널을 물어보다 무안만 당해야 했다.

길 안내를 해준 택시 기사 B모씨도 씁쓰레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애꿎은 담배만 연신 피워대야 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담양의 관광 명소를 묻는 외래 관광객들의 애로사항을 덜어주기 위해 관계 기관에 공용정류장을 표시해 주기를 수차례 건의했으나 ‘예산이 없다’ ‘우리 부서 일이 아니다’는 무성의한 답변에 이미 질릴 대로 질렸기 때문이다.

또한 “수많은 관광객들로부터 담양 어디에도 공용정류장이 표기된 이정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것처럼 생생하여 담양 관광 길라잡이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 못지않게 자가용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의 고통도 이에 버금간다.

초행길 운전자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이정표가 잘 못 표기되어 골탕을 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통운 교차로 부근에 설치된 이정표를 보면 근거리인 죽녹원이 원거리인 추월산보다 멀게 표시되어 있는 것을 비롯 지근거리인 문화회관이 가마골 생태공원 보다 원거리에 있는 것처럼 잘 못 안내하고 있다.

특히 군에서 설치한 입간판식 관광안내 이정표도 여행자들의 발품을 파는데 한 몫하고 있다.
가마골-추월산-죽녹원으로 명기해야 함에 불구하고 반대로 죽녹원-추월산-가마골로 표시되어 순진한 운전자들을 속이고 있다.

한 술 더 떠 문화회관 삼거리에 설치된 관광 안내 이정표에도 죽녹원이 추월산 보다 먼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안내하고 있어 최첨단 네비게이션을 장착한 운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

관광객 김모씨는 “운전자들을 위해 설치하는 이정표의 경우 도로표지의 상단에는 원거리 지명을, 하단에는 근거리 지명을 표기해야 하는 것이 전국적인 공통사항으로 알고 있는데 유독 담양만 예외 인 것 같다” 며 “대중교통을 이용, 관광을 하는 이들을 위해 공용정류장을 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관내 관광 안내 표지판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잘못된 이정표는 예산을 들여 빠른 시일 내에 정비 하겠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