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에서 공무원들은 ‘알짜배기 소비자’로 통한다. 복지카드 때문이다.
최근 공무원복지카드의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지원 금액의 99%이상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1억3500만원의 복지카드 속 금액이 스포츠용품점을 비롯해 학원, 외식업소, 안경점 등에 쓰여 지면서 그나마 움츠려든 소비시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과거엔 공무원전용 복지카드가 일부 공무원들과 가족만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져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 공무원복지카드는 말 그대로 ‘자기발전을 위한 복지’로 돌아와 사심 없는 행정을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카드의 쓰임새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 공무원복지카드란?
공무원복지카드는 정규 급여 및 상여금과는 별도로 해당기관에서 공무원들의 개인복지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2004년 지침을 내려 산재처리가 되는 단체보험이나 후생복지차원에서 학원비, 도서구입비, 헬스비 등 자기발전 및 가족복지에 관련된 비용을 포인트로 적립해 복지카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복지카드와 관련된 제도는 각 지역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일정기간동안 지자체가 총예산을 편성해 산하 공무원 개인별로 지원액이 설정돼 카드가 발급된다.

이후 공무원이 일정액의 비용을 쓰면 지자체는 자기계발과 관련된 교육, 문화, 레저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공통포인트, 근속연수는 근속포인트, 가족들에게 지원하는 가족포인트 등에 따라 배정기준을 달리 정하고 은행과 체결한 '복지카드'에 전체 포인트를 적립한 뒤 1포인트당 1000원에 해당하는 비용이 통장에 바로 지급된다.
다만 지원한도액을 넘었을 때는 개인의 돈으로 초과액을 부담해야 한다.

또 복지카드는 한정된 기간에 일정 금액을 소비해야하는 제한성 복지기금이므로 카드사용기간이 넘었을 때는 잔여금액은 개인으로 이월되지 않고 곧바로 군금고에 귀속된다.

▲ 담양군 복지카드 활용실태?
군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예산편성으로 총 1억5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돼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억4940만원(99.6%)이 소진됐다. 나머지는 사용 잔액이 합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카드이용률이 높고 업체들의 관심을 모으자 군은 올해 관련 예산을 2억7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카드를 이용해 공무원 복지수준 향상과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는 취지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담양군 공무원 1인당 책정되는 카드액은 타시군보다 부족한 실정이다.

열악한 군 재정 형편상 타시군보다 1인당 돌아가는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광양시의 경우 1인당 110만원정도로 지원되는 것과 비교할 때, 담양군 공무원 복지카드는 한 사람당 평균 30만원에서 최고 43만원 정도로 약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또 공무원 개인별 지원액은 근무연수 및 가족관계에 따라 다르며 카드 사용처는 노래방,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 이용 및 복권 구입 등 복지수준이 벗어나지 않는다면 시내 소재 업체 어디에서라도 사용가능하다.

▲ 지역 유통가에 새바람
관내 유통가에서는 공무원복지카드 이용이 초반이라 속단하긴 힘들지만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스포츠용품 대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복지카드액이 자동으로 소멸되기 때문에 특정 기간이 되면 카드이용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며 “최근 웰빙 바람이 불면서 공무원카드를 들고 오는 고객이 있어 그나마 불황에도 조금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상인 A모씨는 “처음엔 등산 및 헬스용품 등에 치우치던 복지카드 이용고객들이 안경점, 외식업체 등에도 몰리면서 구매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극적 구매를 하고 있는 손님들을 사로잡기 위해 일부러 ‘공무원복지카드이용가능’이란 표식을 크게 강조해 걸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역업체의 바람과는 달리 실제 공무원복지카드를 사용하는 공무원들의 인식은 현실과 차이가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구비하지도 않은 채 지역업소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거나 같은 상품을 싸게는 못 팔 망정 되려 비싸게 팔거나 카드를 받지 않는 업소 대표들의 의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일정 부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등 제도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투명한 관리체계 선행돼야
공무원복지카드는 지역경제 매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나 일부에서는 “공무원복지카드액을 산정하는 기준과 업체 이용기준이 아직 모호하기 때문에 자칫 공무원들이 유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 조직 자체에서도 공무원복지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구매영역을 구체적으로 공표하지 않아 오해의 소지로 작용할 수 있으며 같은 공무원들 간에도 지자체 형편에 따라 쓸 수 있는 지원액이 차이가 남에 따라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어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체계적인 복지카드관련 홍보 부족과 예산에 따라 불안정하게 책정되는 카드금액도 보완해야할 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종대 記者